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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딸 인신매매범 응징…'용감한 모정'

<앵커>

인신매매된 딸을 찾아 용감하게 싸워 온 아르헨티나 여성이 있습니다. 엄마는 12년 동안 외로운 싸움을 해왔고, 결국 딸을 납치한 일당을 법정에 세워 유죄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정유미 기자입니다.

<기자>

23살의 딸이 없어진 건 12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병원에 잠깐 다녀오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자신처럼 눈이 예쁜 아이를 남겨두고 사라졌습니다.

경찰은 딸이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돼 어디선가 성매매를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절망적인 소식만 전해왔습니다.

엄마 수산나 트리마리코의 외로운 싸움은 그때부터 시작됐습니다.

때로는 성매매 여성 행세를 하며, 때로는 폭력 조직과 맨손으로 맞서며 성매매 집결지를 뒤지고 다녔습니다.

시골 어딘가, 아니면 멀리 스페인으로 팔려간 흔적은 발견했지만 끝내 딸을 찾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의미 없는 싸움만은 아니었습니다.

딸 같은 피해 여성들을 돕기 위한 재단을 만들었고, 이 재단은 트리마리코가 딸을 찾으며 쌓아온 정보를 바탕으로 900명이 넘는 여성이 성매매 조직에서 탈출하도록 도왔습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미 국무부로부터 용감한 여성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 딸을 납치해 성매매를 시킨 일당 10명을 찾아내 법정에 세워 항소심에서 1심의 무죄 판결을 뒤집고 징역 10년에서 22년형을 받게 했습니다.

[트리마리코 : 그들이 딸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낼 때까지 싸움을 계속할 겁니다. 그게 제 목표입니다.]

이번 판결은 홀로 딸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아르헨티나 당국의 무능함, 또 기껏 찾은 범인들에게 어이없게 무죄를 선고했던 당국의 부패에 맞서 얻어낸 값진 승리였습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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