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러시아의 위세가 대단합니다. 강한 외교력에 한줌의 재래식 군사력을 얹어 미국과 EU를 농락하면서 크림반도를 병합했지요. 중국에 밀려 사회주의권 맹주의 자리도 잃은 것 같았지만 이번 크림 병합으로 한건 제대로 했습니다. 잠자던 불곰같던 러시아가 깨어나니 이젠 일거수 일투족에 신경이 쓰입니다. 마침 러시아가 다음 달 9일 전승 기념일 행사를 합니다. 전승 기념일은 러시아가 나치 독일을 패퇴시킨 것을 기념해 지정한 러시아의 큰 국경일입니다.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러시아의 힘을 한껏 과시하는 열병식을 할 예정인데 공개될 신무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러시아 무기들은 위압적인 사이즈와 디자인으로 보는 사람을 압도하지요. 특히 전승 기념일 열병식에는 덩어리 큰 무기체계를 많이 선보입니다. 모스크바 외곽 알라비노 훈련장에서는 요즘 한창 열병식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는데, 리허설 사진들이 무더기로 공개됐습니다. 리허설 사진을 통해 열병식에 소개될 러시아 무기들을 미리 들여다 보겠습니다.
● 대륙간 탄도미사일 Topol-M 앞세운 열병식
바퀴축이 8개인 거대한 차량 위에 실린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이번 러시아 전승 기념일의 선두를 장식할 것 같습니다. Topol-M입니다. 차량 위에 얹은 두꺼운 원통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입니다. 러시아는 중국, 북한과 마찬가지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차량에 싣고 이동하면서 발사하지요. 통상 지하시설에 발사대를 설치하는 미국과는 다릅니다. Topol-M의 사거리는 1만 1천 km로 알려졌습니다.
전승 기념일 열병식의 단골 S-400도 역시 리허설에 나왔습니다. 바퀴축이 5개인 운반 차량 위에 미사일 4기가 올려져 있습니다. 이 미사일 4기의 목표물은 단거리와 중거리 탄도 미사일입니다. 사정 거리는 최대 400km입니다. 미사일 속도는 마하 14까지 가고, 저고도 비행체도 요격합니다. 주목할 점은 북한이 S-400을 도입해 ‘주체식 요격 미사일 종합체’를 강화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몇 년 전 북한 호도반도에서 관측된 미사일 시스템의 모양이 S-400처럼 발사관이 4개이기 때문입니다.
바퀴축 4개인 차량에 실린 전술 지대지 유도탄 Iskander-M의 악명도 앞의 두 미사일 못지 않습니다. 탄두에 EMP(전자기파)탄을 장착해 400km를 날아가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맞은 지역의 전자 장비는 모두 먹통이 되는 것이지요.
지대공 미사일 TOR-M2U도 선보입니다. 이미 실전 배치된 무기 체계입니다. 공중 경보기도 잡고, 크루즈 미사일도 잡을 수 있습니다. 전차 모양새의 이동식 차량이 미사일을 싣고 다닙니다. 차량 한 대에서 4개의 대공 표적에 동시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사방에서 전투기와 미사일이 날아와도 한번에 퇴치한다는 것이죠.
대전차 미사일 장갑차 BMP-3 Khrizantema-S도 리허설 현장에서 포착됐습니다. 사진을 보면 장갑차 위에 2연장 발사기가 장착돼 있습니다. 2연장 발사기에서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미사일 속도가 초음속이라고 합니다. 러시아는 전 세계의 모든 전차가 BMP-3 Khrizantema-S의 손 안에 있다고 자랑합니다. 저속 저고도 비행하는 헬기 같은 비행체도 BMP-3 Khrizantema-S의 먹잇감입니다.
이밖에도 자주포와 전차도 여럿 준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도 웅장한 모습을 드러낼 전망입니다. 열병식에 나올 전쟁 장비 종류만 해도 백가지가 넘고, 참가 병력은 모두 1만 1천명으로 추정됩니다. 오는 5월 9일, 점점 강해지는 러시아가 맘 먹고 벌이는 무력 시위를 볼 수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열병식과 비교해서 보시는 것도 재밌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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