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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자' 장기이식해줘야 하나?…英, 깊어지는 고민

'허용이냐, 금지냐?'…장기이식 금지규정 고쳐 시범사업

'알코올 중독자' 장기이식해줘야 하나?…英, 깊어지는 고민
'알코올 중독' 간 질환 환자에게 장기이식 기회를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간 이식수술 기회를 중증 알코올 중독자에게 개방하는 문제를 놓고 영국 보건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무상의료 체계인 국민건강보험 당국이 장기이식이 금지됐던 중증 알코올 중독자를 대상으로 간 이식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하면서 공익과 환자 권리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보건당국은 알코올 관련 간 질환 사망자 증가에 대응해 간 이식 기회가 배제됐던 중증 중독자에 대해서도 시범적으로 이식 수술을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 혈액·장기이식(NHSBT) 재단은 알코올 중독 환자에 대한 간 이식 수술을 두고 공급이 부족한 기증 장기와 건강보험 재원을 축낸다는 비판 여론이 있는 점은 알지만, 꼭 필요한 경우에는 제한적 시행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국에서는 그동안 알코올 중독자들은 간 질환이 심각해도 이식 수술의 예후가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술 후 술을 끊을지도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없었다.

어렵게 확보한 소중한 기증 장기를 헛되게 써서는 안 된다는 공익논리를 중시한 규정이다.

보건 당국은 수술 후 5년간 건강하게 생존할 확률이 50%를 넘는 환자에 대해서만 장기이식을 허용하고 있으며, 이식 환자들은 수술 후 금주와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는 지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 체계를 통해 간 이식을 받은 수술 환자의 5분의 1은 여전히 알코올 관련 중증 질환과 관련된 것으로 집계돼 이런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2005년 사망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의 축구스타 조지 베스트는 알코올성 간 질환을 앓았는데도 이식 수술 기회를 받아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알코올 중독자에 대한 간 이식수술 시범사업은 연령대가 낮은 18~40세 환자층에서 간 질환과 알코올 중독 여부를 최초로 진단받았을 때만 제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보건 당국은 밝혔다.

제임스 노이버거 NHSBT 의료책임자는 "대중의 신뢰 확보 측면에서 기증된 장기를 소중하게 활용하는 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다"면서도 "이식 수술의 대상이 천사가 아닌 사람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앤드루 랭퍼드 영국 간 재단 회장도 "대부분의 장기이식 환자들은 수술 후 건강에 큰 관심을 쏟는 편"이라며 알코올 중독 등 발병 원인으로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예단하거나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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