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 후드 육군 기지에서 발생한 무차별 총격 사건의 용의자 이반 로페스 상병이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아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사건 발생 원인을 수사 중인 군 당국은 로페스가 지난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이라크 복무 후 스스로 외상 후 뇌손상 증상을 호소하는 등 정신 문제를 일으킨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 심각한 사건에서 체험한 공포감이 계속 이어져 고통스러운 상태를 뜻하는 질환입니다.
2011년 이라크에 파병돼 4개월간 현지에서 지낸 로페스는 전투에 참가하지 않았으나 이때 체험한 PTSD로 미국 복귀 후 정상 생활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10년 이상 미군의 파병이 이어지면서 현지에 다녀온 군인들의 PTSD 증상은 미국 사회의 어두운 그늘로 자리잡았습니다.
미국 하와이주 지역 방송인 KHON2는 3일(현지시간) 30년 경력 정신과 전문의의 말을 인용해 전장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은 군인 또는 지인이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친 것을 지켜본 군인의 일부가 중증 트라우마를 호소한다며 이들 중 15∼20%가 PTSD 장애 진단을 받는다고 소개했습니다.
ABC 방송은 전투에 참가하지 않거나 전장에서 다치지 않은 군인이더라도 로페스처럼 PTSD를 느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국방부의 PTSD 연구에 동참한 조셉 캘러브리즈 박사는 전투에서 PTSD를 경험한 병사 중 상당수가 일반적인 PTSD도 함께 호소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 또는 입대 전 특정 사건에서 트라우마를 겪은 군인은 일반인이 경험하는 PTSD도 함께 지니고 있기 때문에 PTSD가 꼭 전투 경험에서만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반적인 PTSD는 폭력, 성적 학대, 사람을 무기력하고 공포에 떨게 만드는 것을 모두 아우릅니다.
캘러브리즈 박사는 "PTSD는 때로는 우울증, 불안 장애 등과 함께 온다"며 "우울증과 절망감에 빠진 군인은 자살 충동을 느끼고, 약물 남용은 이런 경향을 더욱 부추긴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미국 보훈청의 자료를 인용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한 많은 베테랑 군인들이 정신 문제로 군을 떠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보훈청 자료를 보면, 매주 참전 군인 1천명이 PTSD 진단을, 800명 이상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1년 현재 전·현직 군인 96만명이 최소 1가지 이상 정신 장애 질환을 겪고 있고, 절반 이상은 2가지 이상 질환에 시달리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미군은 과거에 볼 수 없던 병사들의 정신·행동 장애 원인을 찾아내고 치료하기 위해 막대한 인적·물적 자원을 쏟아부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USA 투데이는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이전의 전쟁 양상과 달리 두 전쟁을 동시에 치르기 위해 다양한 전투 배치 능력을 갖춘 소규모 미군 병력의 참가 형태로 진행됐다며 이런 특성이 병사들의 육체·정신 건강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참전군인 관련 전문가는 "일부 사업체가 PTSD를 우려해 군에서 제대한 젊은 군인들을 고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그런 생각이 도리어 미국 사회에 해로운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미국 사회에 암울한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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