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방해하는 주택가 가로등 '빛공해', 막으려면?

<앵커>

골목길 가로등이 주택 창문까지 환하게 비춰 수면 장애 같은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택가 빛공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김광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골목길 가로등 탓에 밤잠을 설친다는 주민이 적지 않습니다.

[가로등 피해 주민 : 자다가도 두세 번 깨서 커튼 만지고 자고….]

국립환경과학원이 주거지역 79곳의 가로등을 조사한 결과 20%가 빛 방사 허용기준을 초과했습니다.

주택 창문에서 측정된 가로등 빛의 밝기는 18룩스로 공동주택이나 도로의 5배 수준이었습니다.

일부 주거지에서는 가로등으로 인한 빛 공해가 허용치의 10배나 됐습니다.

[구진회/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 : 주거지역 같은 경우는 10럭스로 규정이 돼 있고요, 최대 99럭스로 조사된 지점이 있어서…]

세계보건기구는 수면 도중 일정 밝기 이상의 빛에 노출될 경우 생체 리듬조절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 수면 장애나 면역력이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좁은 골목길에는 빛이 360도로 퍼지는 비차단형 가로등 대신 일정한 방향으로만 비추는 차단형 가로등을 설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비차단형과 차단형 가로등을 켜놓고 7미터 떨어진 곳에서 비교해봤더니 차단형의 조도가 절반 이하로 낮았습니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주택가 빛 공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