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이창우 "꿈의 무대 마스터스…한국 아마추어의 힘 보여줄 것"

[취재파일] 이창우 "꿈의 무대 마스터스…한국 아마추어의 힘 보여줄 것"

아마추어 골퍼 이창우를 아시나요?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낯 선 이름이지만 골프계에서는 꽤 알려진 차세대 에이스입니다. 한국체육대학 3학년, 올해 21살의 이 청년이 다음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리는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에 출전합니다.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꿈의 무대' 출전 티켓을 따낸 겁니다. 한국 아마추어 골퍼의 마스터스 출전은 김성윤(2000년), 안병훈·한창원(이상 2010년)에 이어 이창우가 네 번째입니다. 앞선 세 선수가 모두 컷 통과에 실패했지만 이창우는 한국 아마추어 골퍼 사상 첫 통과와 함께 '베스트 아마추어'상까지 노리고 있습니다. 대회 출전에 앞서 경기도 하남시 캐슬렉스골프장에서 연습중인 이창우를 만나 마스터스 출전 각오를 들어봤습니다. 182cm의 훤칠한 키에 빨간 모자와 빨간 바지, 흰색 신발..왼쪽 귀에만 귀걸이를 한 이 '멋쟁이' 신세대 골퍼는 인터뷰 내내 솔직하고 당당하게,그리고 유쾌하게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 마스터스 출전 소감은?

- 마스터스하면 모든 프로와 아마추어들이 꿈꾸는 대회죠. 남들은 평생 한 번 밟아보기도 힘든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간다는 것 자체가 영광입니다. 엄청나게 많은 관중 앞에서, TV로만 보던 세계적인 스타들과 같이 라운드를 한 다는 사실이 아직 실감이 안나고 얼떨떨한 것 같아요.

@ 이번 대회 목표는?
- 첫번째 목표가 예선 통과구요,두번째 목표가 30위 안에 들어서 '베스트 아마추어'가 되는 겁니다. 일본의 히데키 마쓰야마,중국의 관테량이 모두 아시아 선수로서 마스터스 컷을 통과했는데 한국 선수도 당연히 컷 통과는 해야겠죠?  한국 아마추어의 힘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 연습라운드는 누구와?

- 최경주 프로님이 후배인 저를 배려해 주셔서 현지 시간으로 4월 7일(월)과 8일(화) 연습라운드를 같이 하게 됐어요. 최 프로님이 오거스타 코스에 대해서 구석구석 많이 알고 계시니까  많이 배우고 선행학습의 효과가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조언을 잘 새겨 듣고 꼭 목표를 이루고 싶어요.
   
@ 최 프로한테 배우고 싶은 점은?

- 큰 대회에서는 코스 매니지먼트가 상당히 중요하잖아요? 예를 들어 파5 홀에서 무리하게 투온(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는 것)을 시키는 것보다 핀까지 자기가 원하는 거리를 남겨서 세번째 어프로치 샷을 원하는 위치에 떨어뜨리는 공략법이라든지, 러프에서 탈출하는 방법,그리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멘탈'적인 부분까지 다 배우고 싶습니다.

@ 어떤 연습에 초점을 맞췄나?

- TV중계에서 보니까 오거스타 코스는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도 딱딱하더라구요. 드라이버 샷을 똑바로 보내는 연습,그리고 아이언 샷을 그린에 정확하게 올리는 연습 많이 했어요.. 저는 드라이버샷 거리가 260미터로 PGA 장타자들에 비하면 '짧돌이'예요. 그래도 이 대회에서는  '장타자'보다는 '교타자'가 유리한 것 같아요. 정확하게만 치면 기 죽을 것 없구요, 또 저는 개인적으로 빠른 그린을 좋아해요.

이창우는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수영선수였습니다. 우연히 아버지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갔다가 채를 잡게 됐고  재능을 보이자 이 때부터 골프와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2008년 경기고 1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됐고 2010년 고 3때 국가대표에 선발돼 배성만 대표팀 코치에게 스윙을 배웠습니다. 현재 아마추어 세계랭킹 7위로 아시아에서는 최고 순위에 올라 있습니다.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익성배 대회에서 우승했고 지난해는 아마추어 최고대회인 송암배와 허정구배를 석권한 데 이어 KPGA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쟁쟁한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해 2년간 KPGA투어 풀시드를 따냈습니다.

골퍼 이창우


@ 프로전향은 언제쯤?

- 9월 인천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10월쯤 프로로 전향할 계획입니다. 아마 10월 23일 우정힐스골프장에서 개막하는한국오픈이 프로 데뷔전이 될 것 같네요. 프로 전향에 앞서 제일 큰 목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입니다. 지금 샷감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잘 유지해서 개인전 금메달 따고 싶어요. 단체전 금메달도 멤버가 좋아서 가능성이 커요. 2관왕 노려봐야죠.

@ 롤 모델은?

- 김경태 프로요. 저는 장타자보다 숏 게임 잘 하는 선수가 좋거든요. 외국선수 중에는 호주의 아담 스콧을 좋아해요.롱 아이언을 부드럽게 아주 잘 치거든요. 우즈의 파워풀한 스윙보다는 스콧의 부드러운 스윙을 배우고 싶어요. 스타일로 보면 옷 잘 입는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나 제이슨 데이(호주)가 좋아요. 요즘은 옷도 잘 입어야 돼요.촌스럽게  입으면 선수들끼리 놀리거든요. 하하.

인터뷰 말미에 그냥 가볍게 던지듯이 사귀는 여자친구가 있나고 물어봤습니다. 0,1초만에 거침 없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여자 친구 있어요. 저보다 3살 많은데 처음엔 누나로 부르다가 지금은 말 놓고 지내요. 지난해 국내 대회 출전 때마다 이 여자 친구가 경기장에 와서 응원을 해줬는데 정말 큰 힘이 되었어요. 부모님만 허락하신다면 가능한 빨리 결혼하고 싶어요. 물론 이건 저 혼자만의 바람일 수도 있겠지만요. 하하. 제가 결혼을 서두르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프로로 전향하면 국내 투어에서는 2년만 뛰고 그 이후엔 일본 Q스쿨을 거쳐 일본투어로 진출할 거예요. 국내에서는 남자대회 수가 너무 적어 그 상금으로는 투어 비용도 안나오거든요. 빨리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아내의 내조를 받으면서 일본에서 투어 생활하고 싶습니다."

통통 튀는 21살 신세대 골퍼 이창우의 마스터스 정복기는 미국 현지 시간으로 4월 10일 시작됩니다.

(이창우는 현지 적응을 위해 3월 31일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