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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태양초" 고추장 원료 표시 교묘한 꼼수

<앵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용유입니다. 앞면에 보면 '콩 100%로 국내에서 직접 만든 콩기름'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국내산 콩기름 같지요. 하지만, 제품 뒷면을 돌려보면 아주 작은 글씨로 콩 100%를 모두 수입했다고 적어놨습니다. 이렇게 헷갈리게 표시한 식품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소비자를 우롱하는 식품 표시제의 문제점을 뉴스인 뉴스에서 짚어봅니다.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100% 과즙으로 만든 주스나, 우리 쌀로 만든 고추장은, 대형 할인점이나 상점에서 파는 식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품표시입니다.

문제는 이런 표시가 아주 교묘하게 돼 있다는 점입니다.

시판 고추장 제품의 경우, 대부분 우리 쌀로 만들었거나 100% 태양초라고 표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주원료인 고춧가루는 중국산을 더 많이 섞어 썼습니다.

대상 제품은 국산 고춧가루가 3%에 불과하고 중국산 고춧가루 8.3%가 포함된 고추 양념을 더 많이 사용했습니다.

CJ의 해찬들 고추장 역시 국산 고춧가루는 2%만 쓰고, 중국산 고춧가루는 9.3%를 썼습니다.

재료 중 일부만 국산을 쓴 겁니다.

[김영애/주부 : 기분 안 좋죠. 기분 안 좋아요. 아 고추가 아니고 우리 쌀이라고 했구나.]

이 쌀도 포장에 '이천농산'이란 큼지막한 업체명과 함께 '따뜻한 햇살과 기름진 토양'이라는 문구를 써놨습니다.

얼핏 보면 국내산으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제품 중간에 붙어 있는 명함 크기의 작은 스티커에는 미국산 쌀이 95% 혼합돼 있다고 돼 있습니다.

[신동유/벼 재배 농민 : 이천 쌀이라니까 이천 쌀인 줄 알았죠. 이렇게 조그맣게 써 놓으면 나이 많은 사람은 얼른 보지도 못하죠.]

100% 과즙으로 표시된 국내 주스 제품도 농축 과즙에 물을 섞은 게 대부분입니다.

오렌지를 갓 짜낸 100% 과즙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제품 뒷면엔 농축 과즙을 물에 섞었다고 표시해놓고 있습니다.

현행 식품표시 관련 규정엔 소비자가 오인하거나 혼동할 수 있는 문구를 쓰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식품 회사들은 제품에 관련 내용을 별도로 표시해 문제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식품업체 관계자 : 마케팅 포인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쌀로 썼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넣은 거죠.]

문제는 중요한 정보를 너무 작게 표시해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보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정윤선/국장, 녹색소비자연대 : 진짜 필요한 정보 같은 경우는 굉장히 작은 글씨로 되어 있어서 글씨 크기를 지정하고 있지만 그걸 더 크게 하거나.]

현행 식품표시 규정을 더 명확하게 고치지 않는 한 소비자들은 제조사들의 표시 내용을 더 꼼꼼하게 읽는 수고를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신동환, 영상편집 : 김경연,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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