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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기초선거 무공천 딜레마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

[취재파일] 기초선거 무공천 딜레마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어제(30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회담을 제의했습니다. 기초공천 폐지를 주된 의제로 삼되 다양한 현안을 직접 만나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이지요. 제1야당의 대표가 대통령과 자주 만나 소통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며 ‘영수회담’이란 표현도 자제했는데요. 오늘도 청와대는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6.4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기초공천 폐지는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주된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늘(31일) 오후엔 신경민, 우원식, 양승조 최고위원이 서울광장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대선 공약이었던 기초공천 폐지를 지키라는 것입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최고위원회의나 원내대책회의, 의원총회, 또 잦은 의원들의 브리핑 등 새정치민주연합의 일정에서 '기초공천 폐지 약속 이행 촉구‘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들을 수 있습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지난 대선 기간 모든 후보들의 공약이었습니다. 기초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후보자에 대한 정당 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것인데요. 기초의원들이 국회의원들의 지역구를 대신 관리하는 역할에 머무르고, 지방정치를 중앙정치에 지나치게 예속시킨다는 비판이 있어 정치개혁의 화두로 정당공천을 폐지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후 새누리당은 위헌 가능성과 정당정치 퇴색을 이유로 공천제 유지를 결정했고,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은 기초공천 폐지를 연결고리 삼아 통합을 이뤄냈습니다.

문제는 6.4 지방선거 때입니다. 만약 이대로 선거를 치르게 되면 정당공천제를 유지한 새누리당 후보는 기호 1번을 받게 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기초선거 후보자들은 기호 2번을 부여받을 수 없습니다. 무소속으로 탈당해서 후보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새누리당 지지 유권자는 투표가 한 곳으로 모아지겠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지지 유권자는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권자의 관심이 높지 않은 기초선거라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요.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지도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오전 7시 반부터 서울시의 현직 구청장과 만남의 자리를 갖기도 하고, 기초선거 후보자들을 간접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임을 알릴 수 있는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요. 하지만 여전히 “이대로 가면 기초선거는 전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당 내외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기초공천 폐지가 통합의 고리였던 만큼 이제와서 결정을 되돌리면 통합의 의미 자체가 퇴색돼 순식간에 지지율이 바닥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기초공천 폐지 재검토는 없다”며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이유입니다.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을 강화해도 문제는 남습니다. 기초공천 폐지가 근본적으로 관심을 끌만한 선거 이슈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 삶이 나아지기만을 바라는 유권자를 상대로 ‘민생’이 아닌 그들만의 논리인 ‘기초공천 폐지’는 말 그대로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초공천 폐지를 이야기하면 할수록 유권자의 마음은 멀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딜레마에 빠진 것입니다.

6월 지방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중요한 시험대입니다. 승패에 따라 야권 구도 전체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놓고 지도부의 고심은 계속 깊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방안을 내놓더라도, 통합의 고리로 ‘기초공천 폐지’를 선택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었다는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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