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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 금지 피하려 '고 2, 3 통합'…학교 혼란

<앵커>

올 2학기부터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앞서 나가는 선행교육이 금지됩니다. 정부의 선행학습 금지법에 따른 것인데, 수험생 불편만 가중시킨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서울시교육청이 보완책을 내놨습니다. 고등학교 2·3학년 과정 일부를 통합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역시 부작용이 예상됩니다.

뉴스인뉴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학원에서 선행학습 한 번도 안 받아 본 사람? 딱 한 명?]

40명 학생 가운데 딱 1명 손을 들었습니다.

선행학습으로 사교육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 국회는 학교에서만큼은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법안을 지난달 통과시켰습니다.

문제는 지금 고등학교 2학년생부터입니다.

보통 학교에선 3학년 전에 진도를 다 나가고 그 다음엔 문제풀이 식으로 수업하는 데, 선행학습이 금지되면 미리 진도를 뺄 수 없어 수능 준비 시간이 그만큼 줄게 됩니다.

[곽선우/고등학교 2학년 : 문제를 많이 풀어 봐야지 문제를 더 잘 풀 수 있잖아요. 그런 시간들이 단축되면 좀 불편할 것 같으니까 학원에 더 많이 열중할 것 같아요.]

이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이 일부 과목에 한해 2·3학년의 교육과정을 통합하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경제나 물리 같은 수능 선택과목은 일반적으로 3학년에 개설되는데, 이들 과목을 2학년 학생이 앞서 배울 수 있게 해 수능 준비 시간을 주겠다는 겁니다.

수학, 영어 등 필수과목은 적용시키지 않을 계획입니다.

[서울시교육청 직원 : (필수) 과목들은 위계가 분명히 서 있어요. 2·3학년 (경계를) 허물더라도 수학 1에 앞서서 수학 2를 할 수 없고, 이런 건 지켜지긴 지켜져야 하거든요.]

하지만, 일선 학교들은 성적 평가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강동숙/고등학교 교감 : 저학년에 있는 학생들은 상급 학생들하고 같이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평가도 같이 하고, 그러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그런 입장을 나타낼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선행학습 금지법이 시행되는 오는 9월 이전에 구체적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입시 현실을 간과한 채 성급한 법안을 만든 정부, 또 그걸 보완하겠다고 다른 대책을 내 논 교육청 사이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만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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