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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청약예금 담보대출 금리 뒤늦게 인하…인하도 '꼼수'

[취재파일] 청약예금 담보대출 금리 뒤늦게 인하…인하도 '꼼수'
지난 3월4일 SBS 8시 뉴스에서 주택청약종합저축 등 청약예금을 취급하는 6개 은행이 이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면서 이자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6개 은행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잣대로 불합리한 금리를 책정해 받아온 사실을 적발해 금리를 일반 예금담보대출 수준으로 낮추도록 권고했습니다.  은행들은 이후 금리산정 방식을 개선해 3월 중 이미 금리를 낮췄거나 4월부터 낮출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평균 4.8%, 최고 5.6%에 달했던 청약예금 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3.8%로 1%p가량 떨어졌고, 최고 금리도 4%대 중후반으로 5%를 넘지 않도록 조정됐습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4.5%, KB국민은행이 4.12%, 신한은행 3.9%, 농협 3.95% 등으로 일반 예금담보대출과 비슷하게 맞췄습니다.  하지만 평균 3.6%인 일반예금담보대출 금리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은행들은 금리를 어떻게 낮춘걸까요?

 먼저 KB국민은행의 경우 대출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를 시장금리인 코픽스로 변경했습니다. 이전에는 정부 정책금리인 청약예금 금리 3.3%를 대출 기준금리로 사용했는데, 코픽스로 변경해 대출기준금리를 2.6%로 떨어뜨렸습니다. 은행이 실제 조달한 금리를 기준금리로 사용하도록 하는 금감원의 권고에 따른 겁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금감원의 권고를 무시하고 대출 기준금리를 당장 변경하지 않겠다고 해 논란이 예상됩니다.
 
우리은행은 정부 정책금리인 청약예금 금리를 대출 기준금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신 우리은행은 최고 2.5%였던 가산금리를 1.2%로 낮춰 전체 대출금리를 1.3%p나 낮췄다고 밝혔습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청약예금 담보대출 잔액은 각각 4,863억 원, 1,467억 원정도입니다. 전체로는 1조원 가까이 됩니다.
 신한과 농협, 하나, 기업은행 등 4개 은행은 이미 대출 기준금리를 시장금리와 연동하고 있어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금리를 떨어뜨렸습니다.  기준금리에 붙는 가산금리는 은행마다 조금씩 달라 신한은행의 경우 1.25%, 국민은행은 1.5% 정도입니다.

 하지만 은행들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당장 22만 명에 달하는 대출 고객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지 않을 전망입니다.  은행들이 기존 대출자는 제외하고 신규 대출이나 만기연장된 대출에 한해 새 금리체계를 적용키로 했기 때문입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특성상 서민이 가입하는 상품입니다.  금액도 1인당 평균 450만원 정도로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은행들이 기존 대출 고객에게 즉시 새 금리체계를 적용하지 않는 것은 문제입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인터뷰에서 “신규 대출이나 만기연장으로 갱신된 대출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당장 새 금리체계를 적용해다 한다.”며 은행의 행태에 일침을 놨습니다.  그동안 불합리한 금리체계로 은행이 이득을 취한만큼 지금부터라도 모든 대출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금리를 낮추라는 겁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서민을 상대로 대출해주면서 불합리한 금리체계로 터무니없이 높은 금리를 받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예대마진 축소로 수익이 줄어든 은행들이 다른 수익원을 찾지 않고 서민을 상대로 이자 따먹기 행위를 계속할 경우 소탐대실하는 결과를 나을 수도 있습니다. 22만명 청약예금담보 대출 고객들이 혜택을 즉시 받을 수 있도록 은행과 금융당국의 후속조치가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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