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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스타트업(Start Up)'으로 들썩이는 미국

[취재파일] '스타트업(Start Up)'으로 들썩이는 미국
8박 9일의 미국 출장 기간 도중 가장 많이 들은 말입니다. 만나는 취재원 마다 ‘스타트업’을 얘기하더군요. 제가 영어가 짧다 보니 처음에는 뭘 이렇게 다들 자꾸 시작한다는 건가 했습니다. 찾아보니 '창업'이란 뜻이더군요. 그러니까 제가 취재 때문에 만난 사람들이 전부 '창업'을 얘기하고 있던 겁니다.

이 사람들은 나름 IT분야의 젊은 인재들이었습니다. 미래 모바일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젊은 박사와 연구원들 말이죠. MIT, 카네기 멜론대학 등 모바일 연구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운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대체로 저명한 교수 아래에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교수의 연구를 도와주기도 하고, 자기 공부도 하는,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치면 대학 조교 같은 청년들인 겁니다.

그런데 좀 특별한 것이 있었습니다. 이 학생들은 지도 교수 아래에 들어가 있으면서도, 지도 교수의 '조교'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모두 자기 만의 독자적인 연구를 진행합니다. 그러니까, 한 교수 밑에 5명의 석박사가 있다면, 이 5명은 저마다 자기만의 연구를 진행하는 겁니다. 교수 역시 자기 연구를 진행합니다. 그러면 그 팀에선 6개의 서로 다른 연구가 동시에 진행되는 겁니다.

물론 교수가 제자의 연구를 돌봐주고, 제자도 교수의 연구를 돕기도 하지만, 주로 자기 자신만의 연구에 매달립니다. 그러다 멋진 결과물을 완성하면, 이걸 또 홍보합니다. 마치 기업이 광고를 찍듯이 자기 연구 결과를 멋진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유튜브나 SNS에 올려놓는 겁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링크를 걸어 보겠습니다. 모두 미국의 석사, 박사들이 만든 연구 결과물인데, 국내에서도 꽤 화제가 됐을 정도로 상당히 신기한 미래기술 들입니다.

▶동영상 보러가기 : inForm (MIT 미디어랩)

▶동영상 보러가기 : OMNI Touch (카네기 멜론대)

이들은 왜 이렇게 굳이 이런 영상을 만들어 퍼뜨리는 걸까요? 연구하기도 바쁜데 말이죠. 창업을 하기 위해서랍니다. 실제로 인터뷰했던 한 20대 청년 박사는 이미 한국의 IT기업과 합작으로 자기 회사를 세워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기도 했다고 하더군요. 자기가 세운 회사에서, 자기가 만들어낸 기발한 IT기기들을 직접 파는 것이 꿈이라고들 했습니다. 그래서들 젊은 학자들이 저희 취재진을 만나면 그렇게 스타트업, 스타트업 했던 겁니다.

반짝 반짝한 눈으로 자기만의 연구물을 설명하는 연구원들, 이들에게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는 대학들, 취재를 하다 보니 참 부러웠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새로운 '애플'을 꿈꾸며 창업을 준비할 때, 아직도 많은 우리나라의 대학원생들의 목표는 '취업'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창업은 실패의 위험부담이 클 수 밖에 없죠. 모 아니면 도니까요. 하지만 그만큼 혁신적인 창조물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하지만 취업이 목표가 되면 보다 안정적인 길을 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취업난에는 좋은 직장 들어가려면 교수의 추천장도 받아야지, 이런 저런 스펙도 쌓아야지…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할 여유가 없어지는 겁니다.

지난 10년 사이 스마트폰이 컴퓨터를 대체했습니다. 앞으로 10년 후엔 어떤 새로운 기술이 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겁니다. 미지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전 세계가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젊은 패기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제 2의 빌게이츠, 잡스를 꿈꾸는 학생이 많이 나와야 할 겁니다.

분명 우리나라는 IT 강국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30년 후,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여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기기가 우리 삶으로 들어올 때, 그때에도 여전히 IT 강국일 수 있을까요? 자, 이제 우리도 미래 경쟁에 뛰어들 준비가 됐는지, 한번쯤 돌아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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