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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대통령 "야누코비치, 우크라 대통령 아냐"

루카셴코, 야누코비치 러'도주 비난…"대통령은 죽더라도 국민과 있어야"

벨라루스 대통령 "야누코비치, 우크라 대통령 아냐"
우크라이나에 이웃한 옛 소련국가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실각 후 러시아로 도주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강하게 질책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벨타 통신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TV 와의 인터뷰에서 "내겐 야누코비치가 더이상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이 아니다"며 "그가 최근 (러시아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우크라이나 군통수권자라고 주장했지만 그의 군대가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루카셴코는 야누코비치의 러시아 도주를 강하게 질책하면서 "대통령은 아무리 힘들어도 국민과 함께 있어야 한다"면서 "내일 당장 총을 맞아 죽더라도 그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희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관저에서 권력을 누리다 힘들어지니까 도주하는 짓을 나는 인정할 수 없다"면서 "야누코비치의 도주 때문에 새로 권력을 잡은 우크라이나 의회가 그가 스스로 대통령직 수행을 포기했다고 주장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루카셴코는 그러면서도 야누코비치에 대한 질책이 결코 그를 버렸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친구로서 하는 비판이라고 주장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야권 시위대 유혈 진압으로 민심이 야권으로 급속히 기울던 지난달 21일 수도 키예프를 떠나 동부 지역을 거쳐 러시아로 도주했다. 그는 이후 러시아에서 두 차례 기자회견을 하고 자신이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합법적 대통령이며 언젠가는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야누코비치 축출에 누구보다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옛 소련권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다. 1994년부터 20년째 벨라루스를 철권통치해오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서방으로부터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란 별명을 얻고 있다.

그는 2010년 12월 실시된 대선에서 8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곧이어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야당이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야당 대선 후보를 포함한 600여 명의 야권 지지자들이 대거 체포됐다.

이에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은 벨라루스 당국이 선거 부정을 자행하고 개표 결과에 항의하는 야권 인사 및 시민을 탄압했다고 규탄하면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그 측근 인사들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 등의 제재 조치를 취했다.

전문가들은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시민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 옛 소련권 국가로 보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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