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지속된 한일 관계의 '냉기'를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녹일 수 없었습니다. 지난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미·일 3국 정상들이 가진 만남은 얼어붙은 양국의 관계를 그대로 보여줬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주선으로 성사된 이번 정상회담은 박근혜 대통령을 배려하는 두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자를 빼주었고, 아베 총리는 우리말로 "대통령님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며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는데요.
하지만 박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눈길조차 건네지 않았습니다. 팽팽한 긴장감과 어색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45분간의 회담은 결국 '달변가' 오바마 대통령의 말실수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마지막에 박 대통령을 '마담 프라임 미니스터(총리)'라고 잘못 지칭하고 말았습니다. 이내 본인의 말실수를 깨달은 그는 '마담 프레지던트(대통령)'라고 곧바로 수정했습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의 싸늘한 기류가 오바마 대통령까지 얼어붙게 만든 겁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일 양국이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선 일본 정부가 진정성 있는 조치들을 먼저 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