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공간에서는 신냉전의 으르렁거림도 지상의 사소한 소란에 불과한 것일까?
우크라이나 사태로 1990년대 이후 최악 갈등 국면에 돌입한 미국과 러시아가 국제우주정거장(ISS) 등 우주개발 프로젝트에서는 언제 다툼을 벌였느냐는 듯 협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오늘(26일) 오전 3시17분(현지시각) 카자흐스탄 사막에 있는 러시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는 미국 우주인 1명과 러시아 우주인 2명을 실은 ISS행 소유스 우주선이 순조롭게 발사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 우주인들은 ISS에 도킹해 이곳에 반년을 머무르게 됩니다.
발사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로 미국과 러시아가 요인 비자금지 등 제재 '난타전'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차질없이 이뤄졌습니다.
앞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찰스 볼든 국장은 이와 관련해 세계 각국이 국지 갈등에도 우주 프로젝트를 함께 한 사례가 많다며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개발 협력 관계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속내는 착잡합니다.
예산난에 2011년 자국 우주왕복선을 몽땅 퇴역시켜 우주인을 지구 밖 ISS로 내보내려면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빌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외교분쟁을 이유로 러시아 우주선 탑승까지 '보이콧'할 처지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미국은 자국 우주인 1명을 소유스에 태울 때마다 러시아에 6천300만 달러(약 680억원) 이상을 낸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실제 볼든 국장은 NASA 블로그에서 "오바마 정부가 러시아에 의존하는 현 상황이 문제가 크다며 내년 미국 땅에서 미국산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릴 사업안을 내놨지만 의회 반대로 무산됐다"며 "우리 땅에서 유인 우주선 발사를 볼 기회는 2017년에야 기대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미국 우주인의 지구 생환기를 다룬 인기 할리우드 영화 '그래비티'는 우주 대국이라는 명성과 달리 당장 외국 우주선을 빌려쓰는 미국 측의 이런 심정이 일부 투영된 사례로 꼽힙니다.
영화에서는 3년 전 퇴역해 실제 개발 재개가 정해지지 않은 미국 우주왕복선의 후속기가 등장합니다.
우주 쓰레기 폭풍에 자국 왕복선이 대파되자 주인공 라이언 스톤 박사(샌드라 블록)가 마지막 귀환 수단으로 올라탄 우주선은 중국 우주정거장이 보유한 러시아산 소유스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신냉전'?…우주계획 앞두고는 미국이 러시아에 저자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