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 대한 '일당 5억원 노역' 판결의 불똥이 향판제로 튀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1, 2심 재판장이 모두 향판인데다 허 전 회장 등 그룹 관계자들의 변호사 상당수가 향판 출신 전관이었기 때문입니다.
법원장 출신 변호사 2명도 포함됐습니다.
토호세력과의 유착, 전관예우 등 법조계의 고질적 병폐까지 거론되자 법원은 재판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역 법관제는 법관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생길 수 있는 잦은 인사이동 등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2004년 도입됐습니다.
공식적으로 지역 법관이라 불리는 향판은 고향 등 지방에서만 근무하는 판사들로, 대전·대구·광주·부산고법 중 부임한 곳의 관할지에서만 이동합니다.
반면 비지역 법관인 경판은 주로 수도권에서 근무하며 전국 법원을 순환합니다.
향판제는 지역 사정에 밝은 판사들이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머물며 재판하도록 도입한 제도지만 긍·부정의 효과를 동시에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에서 잡음이 나올 때마다 향판제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선입견의 영향도 있다고 지역 법관들은 경계했습니다.
당시 1천억원대 벌금형 선고유예를 구형한 검찰 수뇌부는 타지 출신이라는 이유로 출신지 논란에서 비켜가고 지역 법관들만 유지들과 유착이라도 한 것처럼 바라보는 시각은 부적절하다고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광주의 한 지역법관은 "허 전 회장 판결이 적절했는지는 법 감정에 따라 판단할 일이지, 재판장이 지역 법관이라는 이유로 지역법관제나 지역법관 전체의 문제로 비판하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난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일당 5억 황제 노역' 판결 향판제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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