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에서 뛰는 흑인 선수의 비율이 날로 낮아지는 원인을 구조적으로 밝힌 기사가 나와 눈길을 끈다.
CBS 스포츠 칼럼니스트인 스콧 밀러는 25일(이하 현지시간) 메이저리그 전문 잡지인 린디스 스포츠에 기고한 글에서 경제적인 부담과 문화적인 장벽 탓에 흑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흑인 선수 감소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해 정규리그 개막전 로스터 기준 흑인 선수의 비율이 7.7%에 그쳐 1959년 이후 최저로 떨어지자 야구계를 총망라해 흑인 선수감소 원인을 규명할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메이저리그는 1947년 빅리그 최초로 유색 인종의 장벽을 깬 흑인 재키 로빈슨의 첫 출장일을 기념해 해마다 4월 15일을 재키 로빈슨 날로 지정하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로빈슨이 역사의 새 페이지를 연 이래 라틴계 선수들, 아시아 선수들의 비율은 점점 늘었다.
그러나 미국 사회에서 유색인종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흑인의 비율은 1981년 개막전 출전 선수 기준 18.7%로 정점을 찍은 이래 줄곧 감소해 2006년 이후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밀러는 '트레블 볼'(travel ball)의 창설과 야구 선수에게 박한 대학의 장학금 제도가 메이저리그에서 흑인 감소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트레블 볼은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보다 전문적으로 배워 장차 빅리그로 성장하고자 하는 선수들이 가입한다.
트레블 볼에서 뛰는 선수들은 소년 시절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매달 3주간 토너먼트 경기로 경쟁팀과 기량을 겨루고 프로 선수 못지않게 한해 130경기 가까이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실력을 키운다.
야구 선수 전문 양성을 목적으로 내건 만큼 가입비도 1천500달러(약 162만원)로 비싼 편이다.
20년 가까이 트레블 볼이 성행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입비 50달러에 재미와 실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를 추구하던 리틀야구리그는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운동 능력은 뛰어나나 경제적으로 빈곤한 흑인은 주로 수준이 떨어지는 리틀리그에서 뛰다 보니 트레블 볼의 선수들과 기량 차가 점점 벌어졌다.
결국 경제 부담 탓에 흑인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흥미와 실력이 동시에 떨어져 결국 선수 고갈 사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미국대학스포츠(NCAA)가 1부리그 야구 선수 중 11.7%에만 주는 장학금 정책은 흑인 선수들을 다른 스포츠로 눈을 돌리게 했다.
기껏해야 대학 야구 선수 중 1년에 미국 전역에서 약 30명만 장학금을 받는 터라 운동 신경이 탁월한 흑인 선수들이 전액 장학금 혜택이 많은 미식축구나 농구 쪽으로 진로를 바꾼다는 것이다.
또 상대를 자극하는 행동을 용인하지 않는 불문율이 유독 중시되는 메이저리그 특유의 문화 특성이 흑인들의 기질을 누르고 있다고 밀러는 덧붙였다.
그는 단적인 예로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격돌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을 들고 백인 위주의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이 흑인 또는 유색 인종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그라운드에서 자유분방하게 느낌을 표출한 다저스 선수들을 무시했다고 소개했다.
밀러는 시대가 바뀌고 야구를 즐기는 층이 달라진 만큼 메이저리그가 흑인 특유의 힙합 문화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댈러스=연합뉴스)
흑인선수, MLB '외면'…경제부담·문화장벽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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