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나이 "크림 사태, 오바마 대처 잘했다"
-"군사력 아닌 제재 카드 활용이 해법"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크림 사태에 군사적 대응을 배제한 오바마 대통령의 해법에 높은 점수를 줬다. 과거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그루지야 사태 때 유사한 대응에 나섰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넘어 우크라이나 동부까지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도를 막는 것을 급선무로 봤다. 지난 20일 워싱턴을 방문한 나이 교수를 만나 생각을 들어봤다.
- 크림 사태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과 위기관리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오바마 대통령은 크리미아 문제를 잘 다루었다고 봅니다. 사람들은 그가 무력을 쓰지 않았다, 더 해야 한다고들 말합니다만 푸틴이 조지아(그루지아)를 침공했을 때 부시는 무력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핵심 문제는 위치가 러시아의 주변 지역이고 그들(러시아인들)이 그 지역에서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점하고 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정답은 제재를 활용하고 외교적 조치를 취하면서 무력을 쓰지 않고 처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무력을 쓰게 될 경우 오히려 상대방이 높은 패(high card)를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아시아에 주는 시사점은 분명합니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은 압도적으로 강력한 군사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미아 상황은 동아시아와 같지 않습니다.
-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무력을 과시하고 행동에 나설 때 오바마 대통령은 소프트한 접근, 법률적 접근 방식을 취하지 않았나?
= 다시 말하건대, 어떠한 선택지가 놓여있는가 하는 문제를 주목해야 합니다. 조지 W. 부시가 대통령이었을 때 이라크에서 대규모의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가 잘 돼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사담 후세인에 대해 군사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러시아 변방의 그루지야를 침공한 푸틴과 마주쳤을 때, 군사력이 아닌 제재를 활용했습니다.
따라서 군사력 사용에서 오바마는 약하고 부시는 강했다고 말하는 것은 올바른 답이 아닙니다. 포커 게임에서 상대방이 높은 패를 쥐고 있다면 - 이번 경우에는 푸틴이 그렇습니다 - 정답은 군사력이 아닌 다른 수단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시와 오바마 사이에 차이점은 없습니다. 둘 다 기본적으로 푸틴이 한 짓을 용납하지 않고 제재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하면서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부시도 마찬가지고 오바마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오바마가 약하다는 징표가 아니라, 2008년의 그루지야, 2014년의 크리미아라는 특수한 여건의 징표인 것입니다.
- 장기적으로 보면 푸틴 대통령이 후퇴할까?
= 푸틴은 크리미아를 갖고 싶어 할 것으로 봅니다. 왜냐면 니키타 흐루시초프가 옛 소련 시절인 1954년 (우크라이나에) 넘겨준 러시아의 일부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크리미아를 포기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듭니다.
지금 더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그가 우크라이나 동부로 진격해 오는 것을 어떻게 막을까 하는 것입니다. 일정한 제재 방안을 쥐고 있고 점차 그 수위를 높인다면 일종의 억제 능력을 남겨 놓게 되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취한 행동에 화가 나 모든 제재 카드를 한꺼번에 써버리면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까지 잠식해 올 경우 이를 막기에 불리한 입장이 되는 것입니다.
- 그렇다면 서방과 미국으로서는 크림 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 아닙니다. 미국이 그것을 인정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미국이 말한 것은 국경선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선이고 힘으로 이를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원상회복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환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대로 유지될 것입니다. 과거의 행동을 불용하는 데 더해 그와 같은 미래의 행동을 막는데 적용할 제재가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 헤이그 핵안보 정상회의에 거는 기대는?
= 헤이그 핵안보 정상회의에는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핵분열 물질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진전을 이룰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대면하는 위험입니다. 어느 시점에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핵(loose nukes)이 러시아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푸틴도 깨달아야 합니다.
* '소프트 파워'로 유명한 조지프 나이 교수는 자유주의 국제정치이론의 대가로 꼽힌다. 일방주의가 아닌 다자주의를 중시한다. 유일 강대국 미국이라도 홀로 세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국제 분쟁에 관한 저서는 세계 곳곳의 대학에서 교과서로 읽힌다.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4~1995년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 아래에서 국제안보 담당 차관보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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