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역 일당 5억원' 논란을 일으킨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사건을 계기로 대법원이 환형유치 제도에 대한 개선안 검토에 나섰습니다.
환형유치는 벌금을 내지 못하면 그 대신에 교정시설에서 노역을 하는 제도입니다.
형법 제69조에 따르면 벌금은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내에 내야 합니다.
이를 내지 못하면 1일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노역장에 유치돼 숙식을 하며 작업을 해야 합니다.
문제는 현행법상 노역장 유치 기간에 3년이라는 제한 규정이 있다는 점입니다.
통상 일반인은 노역 일당이 5만원선에서 정해집니다.
그러나 벌금형이 무겁게 내려지면 노역의 일당 액수도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는데다 법원이 이를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어 문제로 지적됩니다.
1심은 허 전 회장의 노역을 일당 2억5천만원으로 책정했고, 항소심을 맡은 광주고법에선 액수를 더 높여 일당 5억원으로 결정했습니다.
노역 일당 5억원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높은 액수입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법원 판결의 적정성을 놓고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허 전 회장은 조세포탈과 횡령 혐의로 기소돼 2010년 1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판결은 2011년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그는 항소심 선고 다음날 뉴질랜드로 출국한 뒤 해외도피 생활을 하며 호화롭게 지내다 지난 22일 귀국했습니다.
수사과정에서 체포되어 있던 하루도 노역장 유치기간에 포함됐습니다.
지난 22일 노역장에 들어가 벌써 사흘이 지났기 때문에 허 전 회장은 이제 남은 46일만 노역하면 벌금을 모두 탕감받을 수 있게 됩니다.
재력가가 확정된 벌금을 별다른 사유 없이 내지 않은 것도 모자라 일반인이라면 평생 만져보기도 어려운 액수의 벌금을 한달 보름만 지나면 모두 갚게 되는 것입니다.
이마저도 공휴일을 빼면 실제 노역장에서 일하는 기간은 33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 대법원 관계자는 오늘(25일) "노역 일당뿐만 아니라 유치 기간의 적정성까지 포함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또 오는 28일 열리는 전국 수석부장판사회의에 환형유치 제도를 안건으로 올리고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 개정 추진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수석부장판사 회의 논의 내용까지 검토한 뒤 적절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일당 5억 황제 노역' 논란…대법원, '환형유치'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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