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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美 지일파 아미티지 "일본, 국가 차원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하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세기의 외교전이 시작됐다. 핵안보정상회의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를 계기로 열리는 잇단 정상회담이 그 장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크림 공화국 병합에 따른 우크라이나 사태에 오바마 대통령을 필두로 한 서방이 어떠한 해법을 내놓을지가 우선 관심이다. 우리에게는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처음 대면할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초미의 관심사다. 한일 관계는 물론 동북아 정세에 분기점이 될 지 주목된다. SBS 취재진이 워싱턴에서 국제관계 전문가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미티지

미국에서 대표적인 아시아통, 지일파 인사로 꼽히는 리처드 아미티지 (Richard Armitage) 전 국무부 부장관은 일본이 국가 차원에서 한국의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21일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CSIS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SBS 취재진과 만나 위안부 문제 해결은 올바른 일이고 인도적 문제라며 일본 정부가 진정성을 갖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미티지는 아베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고노 담화 수정 움직임 등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왔는데, 일본 국가 차원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는 처음이다. 일본의 정치인들과 아베 측근 인사들의 잇단 망언에 대해서도 '어리석다'는 표현을 써가며 일침을 가했다.

- 일본의 아베 총리는 역사문제 가운데 어떤 것을 해결해야 하나?
= 일본이라는 국가가 한국의 위안부 문제를 풀어야(address) 한다고 봅니다. 이것은 해야 할 올바른 일이고, 해야 할 인도주의적인 일입니다. (피해) 여성들이 나이가 들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마땅히 존중을 받아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매우 신경이 쓰이는 예민한(neurologic) 문제인데 저는 왜 그러는지 이해합니다.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가 고노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다짐한 것이 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 될 것으로 희망합니다.

- 그것이 시작이라면 아베 총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처방이 있는가?
= 아닙니다. 진정성(sincerity)의 문제입니다. 그것은 윤병세 외교장관이 말한 것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것입니다. 박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진정성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본과 한국 국민들이 서로 싫어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도쿄에서 얼마나 호감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 다 잘 알고 있습니다.

- 미국의 두 동맹국 간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나?
= 우선 공개적인 것보다는 조용하게 풀어야 합니다. 아베 총리가 고노 담화를 수용하겠다고 하자 곧바로 한국 쪽에서 이를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바로 이런 것이 문제 해결에 충분한 확신이 들 때까지 해나갈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역사 문제는 오래 갑니다. 미국도 필리핀과 식민지 문제를 겪어 봤습니다. 쉬운 해법은 없습니다.

-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것 같다.
= 아닙니다. 그것을 '낮다'고 하기 보다는 '현실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 를 방문했을 때 3개월, 4개월, 사실 그 이상 오랜 기간 이슈가 됐고 관계가 악화됐습니다. (*여기서 아미티지는 ‘독도’라고 분명히 표현했다.) 문제가 하룻밤에 풀리기를 기대하는 건 현실적이지 못합니다. 다 같이 이해관계와 지분을 갖고 있는 북한 문제 등을 놓고 대화의 과정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북한을 다루는 면에서 적어도 국내적으로, 한국에서 아주 좋은 점수를 받아 왔지요. 따라서 그것은 두 지도자가 서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안전한 방안입니다. 하룻밤 만에 이뤄지지는 않겠지요.

제가 보기에 박 대통령은 일본의 정치인들이 들고 일어나 자신을 당황하게 하는 일은 없기를 확약 받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것은 박 대통령 개인을 당황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국가를 당황하게 하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이 여기저기서 어리석은 (stupid and silly) 말을 해댄다면 그것은 오랫동안 골칫거리가 될 것입니다.

* 아미티지는 아버지 부시(George H.W. Bush) 행정부에서 국방부 국제안보담당차관보를 지냈고, 아들 부시(George W. Bush)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에 임명됐다. 미일 동맹 강화 전략 등을 담은 아미티지 보고서로 명성이 높다. 2001년 5월에 한국에 왔다가 승용차가 시위대의 계산 세례를 받은 일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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