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이 탈 썰매를 직접 제작한다.
BMW, 페라리, 맥라렌 등 세계적 자동차 제작사가 봅슬레이 썰매를 만들고 있지만 항공사가 썰매 제작에 뛰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헬리콥터와 항공기 등을 만들며 항공기 동체와 날개 구조물 등을 보잉과 에어버스에 납품해온 대한항공이 항공우주 기술력을 썰매 제작에 활용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한국체육대, 성균관대, 인하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등의 전문가 그룹으로 산학협력 컨소시엄을 구성, 봅슬레이 국가대표가 탈 2인승과 4인승 썰매의 동체와 날을 제작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한국 썰매의 개척자'로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부회장인 강광배 한체대 교수를 비롯해 이진기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산학협력단이 설계와 디자인, 제작을 담당하고 한체대가 성능을 평가해 최종 완성품을 만든다.
대한항공 컨소시엄은 다음달 개발팀을 구성하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서 11월께 시제품을 완성할 계획이다.
내년 2월까지 테스트로 보완작업을 하며 2018년 평창올림픽 때까지 매년 업그레이드 모델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100분의 1초를 다투는 봅슬레이에는 최첨단 과학이 동원된다.
썰매는 가볍고 단단한 탄소복합소재로 만들어진다.
바디(동체)의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공기역학 기술이 중요하다.
BMW가 미국 대표팀을 위해 만든 썰매는 미국이 소치올림픽 남자 2인승에서 1952년 이후 처음으로 메달을 따는 등 메달 3개를 획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BMW는 전기자동차에 쓰인 단단하면서도 매우 가벼운 특수 탄소복합소재로 동체의 무게를 앞에서 가운데로 옮겨 세밀한 조종을 가능하게 했다.
대한항공은 탄소복합소재 관련 기술과 공기역학 기술로 BMW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봅슬레이 썰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봅슬레이 썰매 제작에 뛰어든 것은 스포츠 사랑이 각별한 조양호 회장의 지시 때문이다.
조 회장이 썰매를 직접 만들기로 한 것은 소치올림픽 때다.
평창올림픽 유치 활동으로 조 회장과 인연을 맺은 강광배 한체대 교수는 소치올림픽에서 조 회장과 나눈 대화를 전했다.
강 교수는 "미국이나 독일처럼 메달을 따는 나라는 자체 썰매가 있다고 했더니 '그럼 한번 만들어볼까? 도와줄 테니 메달 꼭 따야돼'라고 하셔서 바로 '회장님, 도와주십시오' 그랬다"며 웃었다.
조 회장은 그동안 스포츠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평창올림픽유치위원장으로 활약했으며 대한체육회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다.
스포츠로 세계 평화 증진을 꾀하는 국제단체 '피스 앤드 스포츠' 대사로도 뛰고 있다.
강 교수는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굉장히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진 다른 나라에서 장비를 빌리거나 사서 탔는데 우리한테 최고 장비를 줬겠나? 그런 장비를 100퍼센트 신뢰하진 못한다"면서 "우리 장비를 사용하면 선수들의 자신감이 커질 것이다.
우리 장비로 우리나라에서 메달을 딴다는 상상만으로 기분 좋다.
메달을 따면 한국의 스포츠 과학 기술력이 세계에 알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우선 봅슬레이 썰매 제작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면서 메달 가능성이 있는 스켈레톤 썰매도 같이 제작할 수 있도록 대한항공과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평창 봅슬레이 대표팀 썰매, 대한항공이 만든다
조양호 회장 지시…내달 개발팀 구성·올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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