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가장 가까운 옛 소련권 동맹인 벨라루스 대통령이 러시아의 크림 공화국 병합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주목된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크림 병합에 대해 "크림은 현재 러시아 영토의 일부다.
이를 인정할 수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로 말미암아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크림은 사실상 러시아의 일부가 됐다"며 "법률적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의 문제는 미래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크림 장악을 인정하면서도 이 조치의 법률적 합법성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한 것이다.
크림 병합이 우크라이나 법률과 국제법에 부합하는 합법적 조치라는 러시아 정부의 공식 주장과 어긋나는 견해였다.
그는 이어 벨라루스에 크림 병합을 인정하라는 압박은 없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에 간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크림에서 일어난 일은 위험한 것이라면서 "크림이 러시아에 들어갔기 때문이 아니라 (분리주의의)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루카셴코는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은 아주 불쾌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야권의 중앙권력 장악이나 러시아의 크림 병합 등이 모두 탐탁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 모든 사태 전개에 대해선 우선적으로 우크라이나 정부가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러시아어의 지역 공식어 지위를 폐지하는 법률을 경솔하게 채택하려 한 것이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기존 야권은 지난달 권력을 장악한 뒤 우크라이나어 외에 러시아어 등의 소수 민족 언어를 지역 정부의 공식언어로 인정해 오던 법률을 폐지하려 시도했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 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일단 유보되긴 했지만 기존 야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친러 성향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하는 계기가 됐다.
루카셴코는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를 지역 자치권을 최대한 인정하는 연방제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러시아의 구상엔 반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하나의 통합된 비동맹 국가로 남아야 한다"면서 "연방제는 추가적 대립과 내전을 의미하며 어떤 경우에도 이를 허용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에서 탈퇴하는 성급한 결정을 내려서도 안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CIS 탈퇴는 CIS에 큰 충격이 되겠지만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면서 "CIS 탈퇴는 비이성적이고 부적절하며 옳지 않은 행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입장을 CIS 내에서 표시하기 위해서도 이 조직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적으로도 자유무역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CIS를 탈퇴하는 것이 우크라이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이같은 견해를 조만간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상대도 하지 않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중앙정부와도 관계를 설정해 나갈 것이라고도 밝혀 러시아 지도부와 다른 태도를 보였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벨라루스 대통령, 러시아 크림 병합 합법성 판단 유보
"크림 러' 영토됐지만 법적 판단은 미래의 문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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