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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지적한 '공인인증서' 이번엔 사라질까?

<앵커>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거나 금융 거래를 할 때 이 공인인증서라는걸 쓰시죠. 어제(20일) 회의에서 이게 대표적인 규제로 지적됐습니다.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우리 상품을 사려는 해외 소비자들도 불편해하는 겁니다. 대통령까지 지적을 했으니 이번에는 없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최호원 기자입니다.

<기자>

세계최대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아마존은 공인인증서 없이도 전 세계로 물건을 팝니다.

일종의 전자 지갑이라 할 수 있는 미국 '페이팰' 계정에 신용카드 정보를 한 번만 입력해두면, 공인인증서나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 없이 국제적으로 물건을 사고 팔 수 있습니다.

중국 '알리페이'도 이런 간편한 결제 시스템을 제공해 중국 온라인 결제시장을 석권했습니다.

하지만, 국내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30만 원 이상의 온라인 구매는 모두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하고, 은행, 증권사 간 거래는 금액과 상관없이 공인인증서가 필요합니다.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은 뒤에도 구매하고 결제할 때마다 추가 보안프로그램을 계속 설치해야 합니다.

[정영호/서울 서초구 : 엑티브엑스나 공인인증서 깔라고 창이 뜨다보면 시간이 자꾸 지체되고. 그러면 몇 분 지나는 사이에 벌써 매진이 된 일이 있고.]

정부는 그래도 공인인증서가 가장 안전하다며 이를 고집해 왔지만, 해킹 기법의 발달로 안심할 수 없게 됐습니다.

특히 공인인증서 시스템을 컴퓨터에서 쓸 때 필요한 '액티브X'라는 인터넷 프로그램이 보안에 취약합니다.

[한창민/오픈넷 사무국장 : 금융 거래를 하거나 쇼핑을 할 때 보면 계속 뭐를 다운로드 받게 하잖아요. 그런거에 비해서 무방비 상태로 다운로드 받게 됨으로써 이용자들의 컴퓨터가 소위 좀비 피씨화 되는 거죠.]

정부기관도 아닌 금융결제원의 공인인증서가 시장을 독점해, 더 혁신적이고 안전한 민간 결제 시스템의 개발을 막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기업들이 공인인증서에 의지해 자체적인 보안에 소홀해진다는 겁니다.

기업 내 IT 예산 가운데 5% 이상을 보안에 쓰는 기업의 비율은 영국이 50%, 미국이 41%인데 비해 한국은 3%에 불과합니다.

[김승주/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사용자한테 부과하는 프로그램을 단순화시키려면 회사에서 그만큼의 어떤 보안 시장을 구축해야 된다는 말이죠. 보안 프로그램을 사용자 단계에다가 설치하느냐, 회사에서 담당하느냐 그 차이거든요.]

정부는 공인인증서 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방향을 잡지 못했습니다.

일단, 액티브X 없이도 공인인증서를 쓸 수 있는 새로운 결제시스템 개발과 함께, 공인인증서 없이 결제할 수 있는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에게는 공인인증서 사용을 유예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습니다.

민간의 비판에 이어 대통령까지 한마디 했으니, 불편하고 국제기준과도 동떨어진 전자상거래 환경이 드디어 개선될 것인지 소비자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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