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요즘 주변에 갑상선암에 걸렸다는 분들 참 많으시죠. 실제로 지난 30년 동안 국내 갑상선암 발병률은 30배나 높아졌고요. 세계 평균으로 따져 봐도 국내 갑상선 환자 수는 10배가 넘는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나온 이유가 다름 아닌, 과다진료, 과잉진료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그것도 암 전문의들이 직접 지적하고 나서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갑상선암 과다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 서홍관 국립암센터 박사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서홍관 국립암센터 박사: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일종의 양심고백같이 느껴지기도 한데요. <갑상선암 과다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는 어떻게 만들게 되었어요?
▶ 서홍관 국립암센터 박사:
갑상선암이 지금 우리나라 암 중에서 가장 많거든요. 그런데 전 세계에서 갑상선암이 1위인 나라가 우리나라밖에 없어요. 그리고 아까 말씀하셨지만, 지난 25년간 갑상선암이 30배나 늘어났거든요. 그런데 갑상선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거의 똑같아요. 그리고 30배라는 것은 정말 엄청나게 늘은 것인데, 갑상선암은 대게 방사선이나 이런 것 때문에 생길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 방사선 사고가 있거나 이런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갑상선암이라는 것이 늘어난 이유가 결국은 과다한 진단 때문인데. 갑상선 암이 늘어난 건 아닌데 진단을 많이 해서 환자가 늘게 된 거죠. 그런데 그 과다한 진단, 그러니까 많은 사람을 찾아낸 것이 사실은 상당 부분은 불필요한 것이라는 우리 의학적인 확신 때문에 이런 문제를 우리가 막아야 하겠다, 그런 생각 때문에. 많은 국민들은 갑상선암이 1등이고 주변에 자꾸 갑상선암 걸린 사람이 있으니까, 나도 검사를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불안감이 있어요. 일단 저희들의 가장 큰 목표는 국민들에게 불안해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공론화 하신 것인데 말이죠. 본격적으로 설명을 들어봐야 하겠습니다. 갑상선암에 대해서 먼저 설명해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 서홍관 국립암센터 박사:
갑상선암은 우리 목젖 바로 밑에 나비모양으로 생긴 갑상선이 있는데요. 이건 평소에는, 정상일 때는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암이 생기는 것인데. 갑상선암이 특별한 것이 무엇이냐면, 일반적으로 암 하면 사람들이 굉장히 두려움을 갖잖아요. 그런데 이 갑상선암은 놀랍게도 가지고 있으면서도 위험하지 않은, 모든 갑상선암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대단히 천천히 자라서, 말하자면 그걸 가지고 있으면서도 지장이 없는 그런 특별한 암이에요. 그런 개념부터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암을 가지고 있어도 수명에 지장이 없는 암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모든 갑상선암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갑상선암이 생각보다, 가지고 있어도 큰 위험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왜 갑상선암은 다른 암들과 다른 성격을 갖고 있는 건가요?
▶ 서홍관 국립암센터 박사:
그건 자체 성격이에요. 그러니까 암이라고 해도 다 같은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췌장암 같은 경우를 예로 들면 5년 생존율이 거의 1%에 가까울 정도로 경과가 나쁜 암이고요. 갑상선암은 경과가 대단히 좋은 암이라는 거죠. 그래서 암 마다 성격이 조금 다르고요. 또 갑상선 암도 종류가 하나가 아니에요. 그 안에도 세포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아주 나쁜 종류가 있는데, 그건 다행히도 대단히 드뭅니다. 그런데 나쁜 종류는 생각보다 빠르게 전이도 하고 그래요. 그런 나쁜 세포 종류가 아닌 세포들은 굉장히 천천히 자라고, 말하자면 다른 곳에 전이도 잘 하지 않고요. 그래서 가지고 있어도 큰 위험이 없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가지고 있어도 큰 위험이 없는데, 일단 검진해서 나오면 바로 수술을 하는 게 현실이죠?
▶ 서홍관 국립암센터 박사:
그렇죠. 그 때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갑상선암이 아무리 천천히 자란다고 하고 그런다고 해도 암이 있는 상태에서 그것을 바라만 보고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고통이거든요. 의사 입장에서도 만약에 “이 사람 암은 꽤 안전한 암이다”라고 판단했을 때 할 일은 뭐냐면, 이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지를 계속 정기적으로 검진하면서 지내야 해요.
그런데 그게 결국 30~40년을 그렇게 해야만 하기 때문에 환자나 의사 입장에서도 참 괴로운 일이고요. 그런 경우에 그냥 수술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라고 생각할 수 있죠. 그런 불안감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술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술을 하게 되면요. 단순히 수술을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갑상선 조직을 뜯어내기 때문에 결국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가 돼요. 그래서 평생 동안을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달리 말하면, 그걸 몰랐더라면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고 건강한 사람으로 살았을 사람이 갑상선암 환자가 되고 수술을 받고 또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 일을 좀 막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희들이 나서게 된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마침 오늘이 암 예방의 날이기도 한데 말이죠. 보통 암 하면 우리가 공식처럼, 조기진단, 조기 치료가 최고다,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말씀을 듣고 보니까 갑상선암은 꼭 그렇지 않네요?
▶ 서홍관 국립암센터 박사:
그렇죠. 조기진단, 조기치료를 우리들이 강조하고 있고 어떤 암들에 있어서는 정말 중요한 것이죠. 그런데 암이 수백종류가 있지만요. 조기진단, 조기치료를 권장하는 암이 사실 몇 개 안 됩니다. 아까 췌장암 말씀드렸지만, 췌장암처럼 경과가 아주 나쁜 암은 경과가 나쁘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안 돼요. 그러니까 조기진단하려고 노력해서 초음파 검사를 계속 하더라도 일찍 찾아낸 사람과 늦게 찾아낸 사람이 큰 차이 없이 사망합니다.
그러면 조기진단 의미가 없어지게 되죠. 그리고 갑상선 암처럼 너무 경과가 좋아서 일찍 찾은 사람이나 늦게 찾은 사람이 둘 다 생존한다면 의미가 없게 돼요. 그래서 조기진단을 강조하는 암은 일찍 찾아내면 생존할 수 있는데, 늦게 찾으면 사망하는 경우, 그런 갭이 클수록 조기진단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그래서 조기진단을 강조하는 암이 사실은 5개 종류 밖에 안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암이 있습니까?
▶ 서홍관 국립암센터 박사:
위암, 대장암, 그리고 여성에 있어서는 유방암, 자궁암, 그리고 간암, 이렇게 5개의 암만 우리가 조기진단을 강조해요. 그런 5개의 암에 있어서는 조기진단이 확실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암들은요. 다른 나라에서도 암의 조기진단을 권고하지는 않아요. 사실은 갑상선암도 마찬가지로,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암과의 싸움이 중요한데 어느 나라도 갑상선 암을 조기 진단하라, 이런 국가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국가 암 검진 가이드라인 거기에 갑상선암은 없습니다, 당연히.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렇게 과잉진료, 조기진단이 자꾸 이루어지는 배경은 수익 때문이라고 봐야 할까요?
▶ 서홍관 국립암센터 박사:
아무래도 의료계 입장에서는 그런 측면이 있는 거고요. 그리고 갑상선암 진단이 자꾸 이루어지다보니까 국민들 입장에서도 자꾸 불안해하는 거죠. 그래서 나도 한 번 검사는 해봐야겠다, 하는 생각이 있는 거고.
▷ 한수진/사회자:
의사들이 올바르게 이런 내용을 말씀해주신다면, 환자들이 그렇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 서홍관 국립암센터 박사:
저희들이 일단은 국민들에게 “불안해하지 말라”는 말을 먼저 하고 싶어서 저희들이 나서서 말씀을 드리는 거고요. 그리고 또 이런 측면이 있어요. 요즘 암보험이라는 게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그런 보험에 가입해 있는데, 그런데서 암의 진단을 받으면 보상을 해줍니다. 그러니까 손해 볼 게 없다는 생각들이 많이 있어서 또 이게 과도한 진단을 유발하는 거예요.
그래서 환자들 입장에서, 보험 가입한 사람들이 “나도 검사를 해서 암이 나오면 조기 진단해서 좋고, 또 보상도 받으니까 좋고, 안 나오면 정상이니까 좋고” 이런 식으로 해서 검사들을 자꾸 유도하고 그렇게 해서. 의사들은 자꾸 그렇게 이야기해요. “환자들이 검사를 원한다” 일반 국민들은 ”의사들이 권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서로 간 가속화 페달을 밟는 겁니다. 그러다보니까 점점 늘고 있는데. 이게 너무 놀랍게, 지나치게 높아서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된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이런 문제가 결국은 건강보험 재정과 관련이 있는데 말이죠. 정부도 이런 문제 알면서 방치한 것 아닌가요, 이것도 문제인 것 같은데요?
▶ 서홍관 국립암센터 박사:
정부 측도 이런 문제를 사실은 알고는 있는데. 문제는 갑상선 초음파는, 초음파 검사 자체는 보험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국민이 원해서 의사와 계약을 통해서 검사를 한 것을 국가가 금지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 표현을 합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어쨌든 국민들에게 이런 갑상선 조기진단이라는 것이 불필요하다, 특히 제가 말씀드리는 것이 오해가 없어야 되는 것은 없는, 증상이 없는 사람에 한해서 불필요하다는 것이지, 증상이 있을 때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고요.
▷ 한수진/사회자: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서홍관 국립암센터 박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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