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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광저우' 덕분에 흥미로워진 '아챔'

[취재파일] '광저우' 덕분에 흥미로워진 '아챔'
  K리그클래식 전북이 오늘(18일) 밤 9시 중국 광저우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 경기를 치릅니다. 두 팀은 G조에서 나란히 1승1무를 기록중이고, 전북이 골득실에서 1골 앞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전북은 광저우와 3년 연속 조별리그에서 같은 조에 묶이는 '악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2012년에는 홈에서 5대1 참패를 당한 여파로 조 3위에 그쳐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지난해에는 두번 모두 비긴 뒤 광저우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습니다.

   아시아 최강 클럽축구팀을 가리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팬들 사이에서는 줄여서 '아챔'이라고도 하죠)에서 K리그팀들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왔습니다. 챔피언스리그가 출범한 2003년 이후 지난 11년동안 K리그는 4차례 정상에 올랐습니다. (2006년 전북, 2009년 포항, 2010년 성남, 2012년 울산)  2009년부터 최근 5년 동안은 한번도 빠짐없이 결승까지 진출했습니다. 그런데도 국내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별로 인기가 없었습니다. 유럽 빅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친숙해진 팬들에게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매력적인 콘텐츠가 아니었습니다. 참가팀들의 지명도가 떨어지고, K리그팀들과 다른 나라팀들 사이에 팬들의 관심을 끌만한 라이벌 구도도 특별히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달라졌습니다. '아시아의 맨체스터 시티'로 불리는 중국의 공룡 구단 광저우 때문입니다.

  2010년만 해도 중국 2부리그에 있던 광저우는 중국의 부동산 재벌 ‘헝다 그룹'에 인수되면서 180도 달라졌습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아르헨티나 출신 다리오 콘카 같은 몸값 100억원이 넘는 특급 용병들을 줄줄이 영입했고, 2012년에는 월드컵과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있는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감독 마르첼로 리피까지 사령탑에 앉혔습니다. 그 결과 광저우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 슈퍼리그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FC서울을 꺾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달성했습니다.

  광저우는 지난해 조별리그에서 전북과, 결승전에서 FC서울과 맞붙었습니다. 우리팀과 만날때마다 잡음이 있었습니다. 리피 감독은 지난해 3월 광저우가 전주로 원정왔을때 예고도 없이 공식 기자회견을 불참했고, 10월 서울 원정 때는 훈련장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며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리피 감독은 그 때마다 '30년' 발언으로 빈축을 샀는데, 기자회견을 못나온 이유는 "감독 생활 30년 만에 너무 아파서"라고 핑계를 댔고, 훈련장 문제에 대해서는 "30년 동안 결승 앞두고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경기 외적으로 상대를 흔들려는 심리전 차원이라고 볼 수 있지만 국내 팬들에게 리피 감독의 이미지는 상당히 '비호감'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광

  광저우와 대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10월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광저우의 결승 1차전에는 5만명이 넘는 구름 관중이 몰려 A매치같은 뜨거운 열기를 뿜었습니다.

  11월초 2차전에 서울이 광저우 원정을 갔을때는 일부 광저우 팬들이 훈련하는 서울 선수들에게 레이저를 쏘아대고 야유를 보내 물의를 빚었습니다. 2차전 결과는 1대1 무승부. 서울은 광저우와 두번 모두 비겼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서 밀려 아쉽게 준우승했습니다.

  올해도 K리그팀들은 아시아 정상 정복을 위해서는 광저우를 넘어야 합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경기 방식이 바뀌어 준결승까지는 동아시아권 팀들과 서아시아권(중동)팀들이 별도로 경기를 치르고 결승전에서만 만나게 되는 만큼 결국 J리그팀들과 광저우를 물리쳐야 결승에 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K리그클래식에서는 4팀(전북, 서울,포항,울산)이 올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습니다. 이 가운데 전북이 가장 먼저, 그리고 3년 연속 광저우와 만납니다. 돌아온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과 리피 감독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북 최강희 감독

  일전을 앞두고 이번엔 중국 기자가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강희 감독에게 황당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은 한국대표팀 감독 시절 지금 옆에 앉아있는 이동국을 비롯해 국내파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해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하지만 홍명보 현 대표팀 감독은 해외파로 최근 그리스전을 이겼다. K리그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최 감독을 겨냥한, 이번 경기와는 상관없는 다분히 무례한 질문이었는데, 최강희 감독은 어이없어하면서도 여유있게 받아 넘겼습니다. "그건 홍명보 감독에게 물어보시고..K리그를 통해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이 많다. 지금 대표팀에 대해 얘기할 상황은 아니고, 대표팀이 본선에서 좋은 성적 내길 기대한다."

  광저우 덕분에 한결 흥미로워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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