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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모형은 하나의 도구에 불과

국가 대기질 종합관리센터가 필요하다 ④

[취재파일] 모형은 하나의 도구에 불과

(4) 국가 대기질 종합관리센터가 필요하다…모형은 하나의 도구에 불과

 환경부는 대기오염을 예측하는데 있어서 모형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기자회견이나 심지어 법령을 봐도 모형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기환경보전법 제7조(대기오염도 예측·발표)에는 “환경부장관은 대기오염이 국민의 건강·재산이나 동식물의 생육과 산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대기예측 모형 등을 활용하여 대기오염도를 예측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기상법에는 모형 등을 활용해 예측한다는 표현은 없다. 물론 모형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현대 예측 분야에서는 거의 대부분 모형을 사용하고 있다.

모형(model)이란 현재의 대기오염 관측 자료와 각종 역학과 화학 방정식을 이용해 미래의 오염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일종의 프로그램이라고 정의 할 수 있다. 모형이 다뤄야 할 자료가 방대하고 계산할 양이 매우 많기 때문에 각국은 나름 내로라하는 컴퓨터를 예측 분야에 사용하고 있다.

 대기오염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모형을 융합한 모형이 필요하다. 우선 기상자료를 생산하고 처리하는 모형이 필요하고 여기에 대기오염 배출량 처리 모형, 광해리율 산출 모형, 초기조건과 경계조건을 생성하는 모형, 화학 수송 모형 등이 필요하다. 대기오염 모형은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앞으로의 대기 오염상황을 시간과 지역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대기오염 물질 예측에 많은 지식이 없더라도 모형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나름대로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나름대로 예상할 수 있다. 그만큼 모형은 대기오염을 예측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정확도다. 모형의 예측이 100% 정확하다면 예보 인력은 필요가 없다. 모형이 산출한 예측 결과를 통보만 해주면 된다. 그러나 모형은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족한 점이 너무나 많은 것이 큰 문제다. 기상청 예보 인력이 320명이 넘고 국내 최고의 슈퍼컴퓨터와 영국 기상 모형을 비롯한 세계 최고의 모형이 산출한 예측 결과를 이용해 예보하고 있지만 예보가 늘 맞는 것은 아니다. 틀리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하물며 기상 모형보다 훨씬 더 복잡한 대기오염 모형이라면 결과는 어떨까? 완벽하지 않은 기상 모형뿐 아니라 완벽하지 않은 배출량 처리 모형, 완벽하지 않은 화학 수송모형까지 이용해야 한다면 결과는 어떨까? 오차는 여러 개가 합쳐질수록 증폭될 수 있고 예측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오차는 더욱더 폭발적으로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대기오염 예측 모형에서 산출한 결과의 정확도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때문에 어떤 모형이든 오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전인 짧은 예측시간 안에서 개략적인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연현상은 말 그대로 무한(無限)의 세계이지만 관측을 한다는 것은 무한의 세계에서 몇 개의 샘플을 고른 다는 뜻이고 또한 컴퓨터로 계산한다는 것은 또다시 무한의 세계를 컴퓨터라는 유한(有限)의 세계에 집어넣는 꼴이다. 자연을 지배하는 방정식이 아무리 완벽하다 하더라도 관측 자료와 컴퓨터를 이용한다는 것은 출발부터 오차를 갖고 출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완벽하지 못한 관측 자료에 완벽을 담아낼 수 없는 컴퓨터를 이용하는 모형의 시뮬레이션 결과는 현실과는 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현재 환경부가 발표하는 미세먼지 예보 기간은 단 하루에 불과하다. 날씨처럼 2일, 3일, 1주일, 10일 예보를 하지 않는 것은 컴퓨터가 없어 계산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자료를 생산해도 정확도가 떨어져 자료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예측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모형이 생산하는 대기오염 예측 결과는 쓰레기가 되고 만다.

정부가 구상중인 국가 대기질통합관리센터에 예측 정보를 생산하는 훌륭한 모형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모형은 예측에 필요한 여러 도구 가운데 단 하나에 불과하다. 모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불완전한 관측 자료와 불완전한 예측 모형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다 정확한 예측 자료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다. 마치 예측 모형만 있으면 뭐든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판하는 예보 인력의 비중을 적게 생각한다면 어떤 형태 어떤 규모의 국가 대기질통합관리센터가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대기오염 예보 정확도 향상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모형은 수많은 필요조건 가운데 단 하나일 뿐이다. 절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요술 상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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