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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1위' 울산, 정작 소아응급실은 한 곳뿐

'출산율 1위' 울산, 정작 소아응급실은 한 곳뿐
울산시 중구에 사는 박모(36·여)씨는 최근 4살 난 딸이 밤에 갑자기 40도 가까이 열이 올라 인근 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진료받지 못한채 발만 동동 굴렸습니다. "잠시 기다려 보라"는 응급실 간호사의 말에 기다렸지만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한 것입니다.

박씨는 30분이 지난 뒤에야 간호사로부터 "당직 의사가 소아과 의사가 아니어서 아이를 제대로 볼 수 없으니 소아응급실이 있는 병원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울산에서 소아응급실이 있는 곳은 동구의 울산대학교 병원 한 곳뿐. 당황한 박씨는 30분 넘게 정신없이 차를 몰고 가서야 아이를 진찰받을 수 있었습니다.

박씨는 "처음 간 병원의 태도도 마음에 안 들었지만 딸을 다시 차에 태워 먼 거리를 가야 한다는 게 더 걱정스러웠다"며 "동구까지 가려면 먼 울주군에 있는 부모들은 아이가 밤에 아프면 정말 당황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울산지역 출산율이 전국 1위 수준이지만 영·유아, 아동을 24시간 치료할 수 있는 곳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오늘(13일) 통계청의 '2013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울산의 지난해 조출생률(인구 1천명당 출생아)은 9.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아 전국 평균인 8.6명보다 1.3명 많습니다.

울산의 지난 2012년 조출생률은 10.7명으로 역시 전국 1위였습니다.

그러나 울산에서 24시간 소아, 청소년, 성인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원 응급센터는 10곳에 불과합니다.

이는 울산과 인구 규모가 비슷한 광주의 21곳에 비하면 크게 부족합니다.

그나마 울산지역 응급센터 10곳 가운데 실제 소아과가 개설된 곳은 7곳이고, 소아전용응급센터는 지난해 5월 울산대병원에 설치된 1곳뿐입니다.

울산대병원은 "개소 이후 지난 5일까지 소아응급센터를 이용한 환자 수는 8천400명으로 개소 전 같은 기간 소아환자 3천80명의 두 배를 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만큼 소아 응급환자 수요가 많다는 증거입니다.

울산시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인구 10만명당 응급의료기관 1개 정도가 적정하다고 보기 때문에 울산지역의 응급의료 규모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소아전용응급실의 경우는 보건복지부 규정 등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에 설치가 까다로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아응급실을 설치하려면 소아과 의사가 당직을 서야 하는데 이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울산의 한 원로 소아과 전문의는 "30∼40대의 소아과 의사가 야간당직을 꺼리기 마련이다"며 "소아응급실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당직근무를 할 소아과 의사 부족 때문이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소아응급실이 전국적으로 적어 소아과 병원의 진료시간 확대 등 다른 대응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울산지역 병원 중에서 소아과 진료 연장 의사를 알려온 곳 아직 한 곳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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