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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홍명보호의 마지막 퍼즐…측면 수비수를 찾아라!

'포스트 이영표'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

[취재파일] 홍명보호의 마지막 퍼즐…측면 수비수를 찾아라!
홍명보호가 그리스 원정 평가전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탄력을 받았습니다. 국내파 선수들이 주축이 됐던 지난 1월 코스타리카-멕시코-미국 평가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로 침체됐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손흥민, 이청용, 기성용, 구자철에다 경기력 논란 속에 13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박주영까지, 유럽파들의 위력을 실감하며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우려를 다소 덜었습니다. 물론 월드컵까지 아직 3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지만 그리스전에 선발 출전했던 '베스트 11'이 본선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최전방 원톱 박주영, 왼쪽 날개 손흥민, 오른쪽 날개 이청용,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한국영, 중앙 수비수 홍정호-김영권. 이 선수들은 그동안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꾸준히 능력을 검증받았습니다. 이제 남은 포지션은 좌우 풀백과 골키퍼입니다. 골키퍼 자리는 6월 18일 러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 직전까지 정성룡과 김승규가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4년 전 남아공 월드컵에서 정성룡과 이운재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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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표의 은퇴가 남긴 숙제

가장 변수가 많고 예측하기 힘든 포지션은 역시 좌우 풀백입니다.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등 지난 3차례 월드컵에서는 이영표라는 걸출한 선수가 측면 수비 자리를 든든히 지켰습니다. 이영표가 왼쪽 풀백을 전담한 가운데 2002년에는 송종국, 2006년에는 김동진, 2010년에는 차두리-오범석이 남은 오른쪽 수비 자리를 맡았습니다. 그래서 이 포지션은 그렇게 큰 고민거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영표가 대표팀에서 은퇴한 2011년 이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좌우 풀백 포지션이 한국 축구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가 됐습니다. 박지성이 맡았던 왼쪽 날개는 손흥민과 김보경으로 어느정도 대체하는데 성공했지만 '포스트 이영표'에 대한 해답은 그가 은퇴한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 축구의 숙제입니다.

## 숱한 실험..하지만..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조광래,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측면 수비에 여러 선수를 선발하며 대체 자원을 물색했지만 그 누구도 확실하게 자리를 꿰차지 못했습니다. 2011년 이후 대표팀에서 측면 수비를 거쳐간 선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재성, 박원재, 차두리, 홍철, 최효진, 김창수, 오범석, 신광훈, 고요한, 윤석영, 최재수, 최철순, 김민우.. 그동안 평가전과 월드컵 예선에서 매번 다른 선수들을 기용하며 시험했지만 합격점을 받지 못했습니다.

김진수
## 홍명보 감독 부임 후 '김진수(왼쪽)-이용(오른쪽) 체제' 가동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6월 부임 이후 새로운 얼굴들을 좌우 풀백에 기용했습니다. 왼쪽 풀백에 김진수, 오른쪽 풀백에 이용입니다. 김진수는 U-17, U-20 등 연령대별 대표팀을 거치며 성장해 온 기대주입니다. 2009년 나이지리아 U-17 월드컵에서 주장과 전문 키커로 활약하며 우리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고, 2011년 콜롬비아 U-20 월드컵에서는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습니다. 어느 무대에 서도 주눅들지 않는 강심장을 보유한 선수로 인터뷰 때도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당돌하고 자신만만하게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1월 브라질 전지훈련 때 당시 갓 부임한 네덜란드인 안톤 두 샤트니에 코치와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주저 없이 "Hello!"였다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김진수는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예리한 크로스가 일품입니다. 오른쪽 수비수 이용은 K리그 울산에서 활약을 인정받아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던 모습에서 탈피해 지난 1월 전지훈련 때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고 크로스를 올리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인터뷰 때 과묵하고 진지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용
## 하지만 경쟁은 여전히 진행중

김진수-이용 두 선수가 선발 출전 횟수를 늘리면서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가는 것은 맞지만 홍명보 감독의 말처럼 이들이 확실히 주전 자리를 꿰찬 것은 아닙니다. 이번 그리스전에서 우리 대표팀은 공격에서는 합격점을 받은 반면 수비에서는 여전히 불안감을 노출했습니다. 김진수와 이용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대인방어와 협력수비가 제대로 안 됐고 상대에게 공간을 내줬습니다. 이러는 와중에 김진수에게 밀려 벤치를 지킨 왼쪽 수비수 박주호는 소속팀인 분데스리가 마인츠에게 연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주전 경쟁에 불을 지폈습니다. 박주호는 공격에 비해 수비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 홍명보 감독이 중용하지 않았는데, 마인츠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까지 소화하며 멀티 플레이어로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왼쪽 수비수에는 홍명보 감독과 함께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에 기여했던 윤석영도 있는데 잉글랜드 퀸즈파크 레인저스로 이적 후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표팀으로서는 크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른쪽 풀백에는 베테랑 차두리와 J리그 히로시마 산프레체에서 뛰고 있는 황석호, 그리고 런던 올림픽 때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김창수가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차두리와 황석호는 그리스전 명단에 포함됐다가 공교롭게 모두 부상으로 낙마하며 검증받을 기회를 놓쳤습니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활약 여부에 따라 5월 소집 때 다시 발탁될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차두리는 풍부한 경험과 유럽 선수들과 대적할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이 강점입니다. 황석호는 런던 올림픽 때 부상으로 제외된 홍정호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홍명보 감독의 신임을 받았습니다. 황석호는 주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이지만 소속팀에서 간간이 오른쪽 풀백도 소화하고 있습니다. 런던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로 발탁돼 오른쪽 풀백으로 맹활약했던 김창수는 지난해 11월 왼쪽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으로 재활중입니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경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경기력 회복이 관건입니다. 이 중에 누가 5월 초에 발표될 사실상의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릴지..측면 수비수들의 불꽃튀는 경쟁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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