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떤 건축물과 지형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이번에는 건축물 자체가 지형이 됐으니 그런 의미에서 독창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는 21일 개관을 앞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64)는 11일 DDP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건물 자체가 곧 지형이 되도록 한 접근법이 독창적이라고 자평했다.
이라크 출신인 자하 하디드는 2004년 여성 최초로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세계적인 건축가다.
그가 설계한 '세계 최대 3차원 비정형 건축물' DDP를 두고 일각에서는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한편에서는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데다 장소의 역사성을 무시한 흉물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자하 하디드는 물론, 함께 내한한 건축 파트너 패트릭 슈마허(53)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 공동대표도 건축물과 주변 지형의 조화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자하 하디드는 "그동안 지형과 건축물의 조화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이번에는 지역의 특성과 역사성, 건축물의 조화를 고민하다 보니 굉장히 독창적인 결과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붕이 잔디로 덮여 있는 것만 봐도 건축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새로운 지형을 인공적으로 창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패트릭 슈마허는 "DDP의 건축 과정에서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됐지만 이는 건축 개념이 너무 독창적이고 색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의 기본 아이디어는 건축물이 하나의 조형물로서 복잡하고 규칙성 없는 지형에 맞춰서 스스로 모습을 바꿔나가는 것이었어요. 어느 각도에서 봐도 새로운 이미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음새 없이 하나로 연결돼 하나의 커다란 통일감을 주는 것이죠." (패트릭 슈마허)
DDP는 독특한 외형만큼이나 내부도 특이하다. 건물 내부는 기둥이 없는 대신 물 흐르듯 이어지는 유려한 곡선으로 이뤄졌다. 층간 구분도 모호하다.
이에 대해 패트릭 슈마허는 "곡선을 많이 넣은 것은 의도적이었다"며 "공간 자체가 복잡하기 때문에 곡선을 통해 복잡성을 담아내면서 시각적으로 차분하고 우아한 느낌을 살렸다"고 말했다.
"지형과 조화를 이루려고 일부러 곡선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만약 곡선 대신 직선을 이용해 박스 형태로 건축물을 지었다면 지금보다 더 커 보였을 겁니다. 지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해 더 거대해보였겠죠." (자하 하디드)
자하 하디드는 'DDP의 규모가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무엇을 기준으로 과하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며 "스케일은 건축가에게 주어진 특권"이라고 일축했다.
자하 하디드는 수차례 '어바니즘'(urbanism)을 언급하며 "최근 서울을 비롯한 세계 여러 도시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데 앞으로 어바니즘을 어떻게 구현하는지가 서울이 집중해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도시의 성장과 특성을 건축에도 부여해야 한다"며 "새 건물을 짓는데만 열중하는 게 아니라 도시의 변화하는 특성을 살리고 그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가 설계에 반영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DDP 개관전으로 자하 하디드를 재조명하는 '자하 하디드_360도'전도 열린다. 작은 숟가락부터 DDP 같은 대규모 건축물까지 광범위한 활동 영역을 자랑하는 자하 하디드의 작품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다.
오는 26일까지 열리는 1차 전시에서는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가구와 신발, 보석 등 40여 점을 소개한다. 이어 다음 달 4일∼5월31일에는 1차 전시품 외에도 건축 모형, 샹들리에 등을 선보인다.
앞서 오는 12일에는 건축 전문가와 일반인 등 1천명을 대상으로 국제포럼도 열린다. 자하 하디드의 건축 철학을 공유하는 자리로 신청 하루 만에 마감됐다.
(서울=연합뉴스)
자하 하디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자체가 지형 됐다"
"도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가 설계에 반영돼야"<br>오는 21일 개관 앞두고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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