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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퇴근" 근로시간 줄인 기업 실적이…

<앵커>

긴 시간 일하는 게 능사인가. 연속 기획 보도를 통해서 그렇지마는 안다고 말씀드리곤 있지만 사실 기업들이 당장 실천하는 건 부담이 따를 겁니다. 그래서 근로 시간을 줄인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모아봤습니다.

조 정 기자입니다.

<기자>

자동차 부품 업체에 근무하는 오태영 씨의 퇴근 시간은 오후 3시 반입니다.

퇴근길에 어린이집에 들러 세 살배기 딸을 데리고 집으로 향합니다.

집에서 아이들과 노는 것도 오씨의 몫입니다.

[김민경/오태영 씨 아내 : 아빠가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니까 그 시간이 정말로 아이가 느낄 거 같아요. 더 행복하다라는 걸.]

주 야간 맞교대를 하다 주간 2교대로 근무 형태가 바뀐 뒤에 삶의 질이 나아진 겁니다.

[오태영/자동차 부품업체 직원 : 집중력이나 일의 능률이 많이 올라가고 몸에서 부터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근무 시간 감축에 머뭇거렸던 회사도 실적에 만족입니다.

직원 1명당 근무시간이 연간 500시간 넘게 줄었는데도 생산 목표는 거뜬히 달성했습니다.

현대차 울산공장 직원 김형태 씨가 경락 마사지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일찍 퇴근해 생긴 여유시간에 마사지를 배운 뒤 노인 봉사 활동을 다닙니다.

[김형태/현대차 울산공장 직원 : 퇴근하면 할일 없어 집에 가서 잠만 잤죠. 경락 배워서 평일 봉사 활동하고 집에 가고.]

현대차 노사가 지난해 야근과 일요일 특근을 없애고 주간 2교대 근무제에 합의한 덕분에 가능해진 겁니다.

공장 가동시간이 하루 3시간 줄었지만 생산량은 그대로입니다.

근무 몰입도를 높여 시간당 생산성을 7% 향상시킨 결과입니다.

근로시간을 줄이면 작업현장에서 혁신이 일어납니다.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 낭비를 줄이고 불필요한 공정들을 없애 그만큼 생산성이 올라가게 되는 겁니다.

[이경훈/현대차 노조위원장 : 저희는 임금과 복지, 회사는 생산성 (향상)을 슬기롭게 협의해 마무리 지어야 할 책임을 안고 있습니다.]

근로시간을 1% 단축하면 기업 생산성이 3.4%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단순히 근로시간 줄인다고 무조건 생산성이 높아지는 건 아니지만 많은 기업들의 사례에서 생산성 향상을 확인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조성재/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기존에는 기술혁신에만 많은 사람이 주목을 했지만 사실은 더 많은 생산성 향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일터 혁신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근로시간을 단축했다고 임금을 깎은 기업은 아직까지 많지 않습니다.

삶의 질 향상과 기업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이재영·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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