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베일에 싸였던 사토시 나카모토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뉴스위크가 최신호(2014.3.14판) 머리기사로 “The Face Behind Bitcoin(비트코인 뒤의 얼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비트코인 개발자를 실제로 만났다는 내용입니다. 뉴스위크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가명이 아닌, 본명일 것이라는 전제 하에 북미 지역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을 찾았습니다. 그러던 중 로스앤젤레스에서 도리언 나카모토라는 이름을 가진 64살 남성의 개명 전 이름이 사토시 나카모토였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1949년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10년 뒤 미국으로 이주했고,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습니다. 또 휴즈 항공사와 미 연방항공청, 전자회사 등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비트코인 개발자가 맞는지를 묻는 뉴스위크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I am no longer involved in that and I cannot discuss it."
"It's been turned over to other people. They are in charge of it now. I no longer have any connection.”
(나는 비트코인과 더 이상 관여하지 않고, 그에 관해 말할 수 없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넘어갔고, 현재는 그들이 책임지고 있다. 나는 더 이상 어떤 관계도 없다.)
‘no longer~(더 이상…아닌)’이라는 표현이 반복되는 것으로 봐서는 과거에 그 남성이 비트코인에 관여했다는 사실은 맞는 듯 보입니다. 과거에는 관련이 있었지만, 더 이상 관련이 없다는 식의 발언입니다. 뉴스위크는 대대적으로 그의 사진과 인터뷰 내용을 기사에 실어 보도했습니다. 의문에 휩싸인 정체불명의 천재 개발자가 로스앤젤레스 교외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는 머리 희끗한 한 60대 남성이라는 겁니다. 이 기사가 나오자마자 취재진들이 나카모토의 집으로 몰려갔고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AP통신은 치열한 취재 경쟁을 뚫고 드디어 그를 만나 인터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The main reason I'm here is to clear my name that I have nothing to do with Bitcoin. Nothing to do with developing. I was just an engineer doing something else and if you look at the time span, 2001, when it was supposed to be developed, I wasn't there. I was working for the government through contracting company.”
(내가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내가 비트코인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비트코인 개발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나는 비트코인이 개발된 것으로 알려진 지난 2001년 당시 단지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계약된 회사를 통해 정부를 위해 일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올 들어 수난을 겪는 중입니다. 최대 거래소인 ‘마운트곡스’가 파산했고, 캐나다에 있는 비트코인 은행은 해킹 공격을 받아 예치금을 도둑맞았습니다. 싱가포에서 비트코인 거래소를 운영하는 20대 미국인 여사장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말 1비트코인 당 1,300달러에 육박했던 비트코인 가치는 현재 반 토막이 난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뉴스위크의 보도가 하나의 해프닝으로 전락할지, 아니면 평범한 60대 노인이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추락하는 비트코인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지 결말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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