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는 왜 문제가 될까요? 유럽연합도 보고서에서 지적했지만 뿌리 깊은 부패는 경제 발전을 가로 막고, 민주주의를 좀먹으며, 사회 정의와 법치주의를 해칩니다. "돈이 권력을 흔들 수 있는 곳에서는 국가의 올바른 정치나 번영을 바랄 수 없다"는 토마스 모어의 경구도 있습니다.
그러면 부패와 선진국의 관계를 보겠습니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부패 문제를 다루는 기구로 국제 투명성 기구가 있습니다. 매년 각국의 부패 정도를 수치화해서 부패인식지수를 발표하는 데요, 2013년 현재 부패인식지수 순위를 보면 공동 1위가 덴마크, 뉴질랜드입니다.핀란드와 스웨덴이 공동 3위, 5위 노르웨이, 6위 싱가포르, 7위 스위스, 8위 네덜란드, 공동 9위 호주와 캐나다 순입니다. 일본 18위, 미국 19위, 한국은 46위입니다. 중국이 80위, 북한은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와 함께 최하위 175위를 기록했습니다.
점수로 따져 보면 0점에서 100점 까지 있는 데, 점수가 높을 수록 부패가 적은 나라입니다. 한국이 55점, 중간 약간 넘는 수준입니다. 1위 덴마크와 뉴질랜드는 91점, 최하위 북한은 8점입니다. 80점이면 11위(룩셈부르그), 70점이면 상위 25개국 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순위를 들여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선진국으로 분류된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깨끗한 나라'라는 것입니다. 1위 부터 공동 9위 까지 자세히 소개한 대로 이 나라들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선진국들입니다. 또 단순히 경제적으로만 선진국이 아니라 사회적인 만족도도 높은 나라들입니다.
UN이 펴낸 세계 행복보고서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2013년 판 세계 행복보고서는 2010-2012년의 행복지수를 계량화 해서 국가 별로 순위를 매겼습니다. 1위 덴마크, 2위 노르웨이, 3위 스위스, 4위 네덜란드, 5위 스웨덴, 6위 캐나다, 7위 핀란드, 8위 오스트리아, 9위 아이슬란드, 10위 호주 순입니다. 미국 17위, 한국 41위, 일본은 43위입니다. 상당수 국가의 경우가 부패인식지수 순위와 비슷합니다.
선진국의 척도로 UN은 6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먼저 1인당 실질 GDP, 그리고 건강 기대 수명, 내게 중요한 누군가의 존재 여부(사회적 지원, 기부), 인생을 선택할 자유, 부패에서 자유, 관용성이 그것입니다. 그러니까 선진국이란 돈만 많다고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인 뒷받침이 충분히 되는 국가, 투명한 나라, 자유로운 나라라는 뜻입니다.
정부는 지난 달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내놓으면서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로 가는 디딤돌을 마련하고, 2017년에는 세계 수출 6대국으로 부상하겠다는 목표를 내놨습니다. 물론 경제 성장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경제적으로만 커지고 사회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선진국의 길은 요원할 수도 있습니다. 성장의 과실이 부패로 인해 일부에게만 집중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선진국은 부패없는 나라, 행복한 나라로 정의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부패인식지수 순위가 계속 하락하는 상황, 행복지수도 그리 높지 않은 상황,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되겠다는 것은 연목구어입니다. 우리도 성장 전략을 짤 때 유럽연합의 2020 성장 전략 처럼 구체적으로 부패 문제를 어떻게 통제할 지 이런 문제도 함께 다뤄야 할 것입니다. 우선 단기적인 전략으로 국제투명성 기구의 지수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겠지만 이 지수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는 등 가시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경제적인 부가 모든 것의 척도가 되지 않는 나라,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나라, 어제 행복감을 느꼈다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답하는 나라, 절차가 투명한 나라, 우리가 추구하는 선진국의 모습 아닐까요?
[논설위원칼럼] 부패와 선진국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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