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정면 충돌'하는 가운데 양국간 핵심 외교채널 역할을 하는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의 부재가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파병을 며칠 앞두고 마이클 맥폴 대사가 퇴임했으며, 실라 그왈트니 부대사가 대사 대행직을 맡고 있다.
스탠퍼드대 정치학과 교수 출신으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장을 지낸 맥폴 전 대사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이유로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에 사퇴하겠다는 뜻을 최근 밝힌 바 있다.
그왈트니 대행이 국무부 내에서도 내로라하는 '러시아통'으로 꼽히지만 대사 공석으로 인해 가뜩이나 민감한 시기에 양국간 소통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맥폴 전 대사가 재임기간 크렘린궁과 불편한 관계에 있었으나 러시아 고위 관료들과 공식, 비공식적으로 끈끈한 인연을 맺어왔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미국외교관협회(AFSA)의 매튜 아사다 부회장은 "대사가 갖고 있는 개인적 관계는 하루아침에 물려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이런 관계는 한밤중이라도 편하게 전화를 걸어서 민감한 분쟁을 외교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느냐 하는 것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앤드루 쿠친스 국장도 "지금과 같이 긴장과 위험이 높은 상태에서는 특히 대사가 대사관을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러시아가 말하는 것의 행간을 읽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맥폴 전 대사의 후임을 지명조차 하지 않은데다 지명자가 발표되더라도 상원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장 이번 사태는 그왈트니 대행이 처리해야 할 상황이다.
한편 후임 대사에는 존 테프트 전 우크라이나 대사, 스티븐 파이퍼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카를로스 파스쿠알 전 멕시코 대사, 로즈 고테묄러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포린폴리시는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러시아 대사 공백에 더 '골치'
맥폴 대사 사퇴로 외교채널 손상…고테묄러 등 후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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