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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 때 전자파, 심장쇼크 줄 수도"

주의 사항 제대로 안 알려져

<앵커>

차세대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고민이 생겼습니다. 전기차를 충전할 때 발생하는 전자파가 특정인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주의사항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전기차 충전소입니다.

연료전지에 전기를 채우려는 차들로 충전소가 북적입니다.

충전할 때 운전자가 움직이는 동선을 고려해 전자파를 측정해봤습니다.

먼저 전기차 주유구의 전자파는 1.5mG로 토스트 기계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입니다.

그다음 운전자가 요금을 정산할 때 다가서게 되는 충전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측정했습니다.

앞쪽은 7mG로 선풍기보다 전자파가 100배나 더 높고, 충전기 뒤쪽에 다가가자 갑자기 20mG까지 치솟습니다.

전자레인지보다 4mG나 더 높고, 몸에 밀착해 사용하는 전신 안마기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문제는 이 정도의 전자파는 인공심장박동기를 이식한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충전소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심장 박동기에 교란을 주게 되면 심장이 갑자기 멎게 될 수도 있습니다.

[김성환/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전기 충전기에 가까이 놓이게 되었을 때 인공 심장 박동기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환자의 심장이 뛰지 않게 되고 그래서 환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거나.]

특히, 충전 중에 전자파 영향을 받은 심장박동기가 전기차 운전 중에 뒤늦게 이상 작동할 경우 심장 쇼크는 물론 사고위험까지 높아집니다.

일본 후생성은 지난해 초 충전소 전자파가 인공박동기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한 결과, 쇼크 등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사실이 인정됐다며 전기차와 충전기 제조사에 경고 문구를 게재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그 이후 충전소에 심장쇼크 경고문이 부착됐습니다.

전국에 전기차 충전소는 서울과 제주도를 합쳐 모두 2천 곳에 달합니다.

하지만, 전기차가 가장 많은 제주도에서도 경고문 한 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입니다.

친환경 전기차를 만들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안전을 중시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안병욱, 영상편집 : 김경연,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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