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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북한은 왜 자꾸 미사일을 쏘는걸까?

[취재파일] 북한은 왜 자꾸 미사일을 쏘는걸까?
북한이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고 있습니다. 통큰 결단으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추진한 지 얼마나 됐다고 미사일을 발사하냐고 의문을 가지는 분도 있을 겁니다. 사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표현하는 것보단 '공개'됐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쏘는 것은 자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례적인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 군에서 일일이 공개를 안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민감한 시기에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은 분명합니다. 한미 연합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데다가
이산가족 상봉으로 남북 관계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북한이 왜 미사일을 발사했는 지 의도를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 미사일 발사는 다목적 의도가 있습니다. 우선 미사일 시험 발사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꾸준히 신형 무기와 기존 무기를 개량해 왔습니다. 정확도를 실험해야 하는데 최근 동계 훈련 기간에 맞춰 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도 공개는 안하지만 군사 훈련 과정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미사일 발사 시간을 보라고 말합니다.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 시간을 보면 오전 6시 19분, 오후 5시 42분 등 시간 대를 달리합니다. 날씨, 기후, 시간을 고려해 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北 이산가족 상봉
또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 남북 관계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이산 가족 상봉 행사를 두고 북한은 계속 금강산 관광과 연계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오랜 줄다리기 끝에 북한은 결국 아무런 조건 없이 상봉 행사에 합의했습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선 원칙에 입각해 상봉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남북 관계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북한은 이렇게 끌려가는 느낌을 주는 상황을 그냥 놔두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적정 수준의 군사적 긴장감을 조성해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주고자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 입장에선 계속 반대해 왔던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해서도 실제적인 대응을 해야할 필요성도 있었습니다. 어제(3일) 미사일 발사 전까지 북한은 사정거리 300킬로미터 이하인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 정도는 국제 사회에서 용인된 수준입니다.  

다만 어제 500킬로미터 이상 날아간 스커드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한반도 전체를 포괄하기 때문에 위협적입니다. 일본 방공식별구역을 넘어가서 일본 정부의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고, 미국도 이전 낮은 수준의 경고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는 강한 경고성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점점 사정거리를 늘려가며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에 대해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죠. 우리 정부도 추가 대응책을 고심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북한을 제재하기 위한 안보리 회부는 어렵습니다. 사정거리 1천킬로미터 이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두고 유엔에서 문제삼은 적이 없습니다. 또 미국은 우크라이나, 시리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국제 문제가 많습니다. 이 모든 것을 계산한 북한이 아슬아슬하게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북한은 또 미사일을 쏠 겁니다. 국제 사회 비난과 제재를 받지 않는 선에서 계산된 무력 시위를 계속해 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그것이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 '노동' 이라든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될 경우는 문제가 달라지겠지만 단거리 미사일만 쏜다면 크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무력 시위를 통해 우리 국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는 것이 북한이 의도한 것 일테니까요.    

* 공교롭게도 취재파일을 다 쓰고 난 뒤 북한이 신형 방사포 1발을 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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