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일러로 기름을 뜨겁게 끓여서 판 주유소가 잇따라 적발됐습니다. 기름의 온도를 높이면 부피가 늘어 나서 같은 양으로 더 돈을 벌 수 있는 겁니다.
TBC 서은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주유기에서 나온 검은색 기름 호스가 소형 승용차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 호스는 다시 주유기 반대편 지하 저장 탱크와 연결됩니다.
승용차 안을 열어보니 차량 뒷좌석에 보일러가 설치돼 있고 주유기에서 나온 기름은 75도로 끓고 있습니다.
끓인 기름은 다시 지하 탱크로 들어가 기름 전체 온도를 높여서 일반에 판매합니다.
이른바 '달리는 보일러'로 기름 온도를 높이기 위해 차량을 개조 한 겁니다.
대구 한 주유소는 건물 뒤편에 아예 보일러실을 만들어 놓고 기름을 데우고 있습니다.
[허정태/석유관리원 대구경북본부 검사팀장 : 실제로 소문에는 기름을 끓여서 판매한다라는 것은 많이 있었는데 단속은 이번 경우가 처음입니다.]
이처럼 기름 온도를 높이면 기름의 부피가 팽창해 같은 양으로 더 많은 기름을 팔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두 업체의 경우 15도의 경유를 30도로 2배가량 온도를 높여 팔았는데 이렇게 한 달에 20만 L를 팔면 500만 원씩 부당 이득을 챙길 수 있습니다.
[주유소 직원 : 공공연한 비밀로 돌아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비밀리에 서로서로 연락해서 아는 사람들끼리(보일러를 설치합니다.)]
경찰은 기름을 끓여 파는 주유소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기름 온도를 뻥튀기하는 일부 주유소 때문에 애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강중구 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