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혐한 시위의 표적이 됐던 도쿄 한인 타운에서 오늘(2일) 작지만,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SNS로 뜻을 모은 일본인들이 '혐한 낙서'를 지우는 대청소에 나섰습니다.
도쿄 최선호 특파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광기 가득한 혐한 시위로 몸살을 앓는 도쿄 한인타운, 오늘 이곳에 전혀 다른 뜻을 가진 일본사람이 100명 가까이 모였습니다.
혐한 시위대가 남긴 흉측한 낙서들을 청소하자며 모인 사람들입니다.
[이시노/'혐한 낙서 대청소' 참가자 : 모두 자원봉사자들입니다. (혐한 낙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 일단 지우자고 (모였습니다.)]
누군가 나흘 전 트위터에 올린 제안에 공감해, 스스로 청소도구까지 챙겨서 나왔습니다.
[(무슨 의미입니까?) '총'이라고 (한국인) 비하 용어입니다. '총 카에레' 일본에서 나가라는….]
나치 문양을 비롯해 입에 담기도 힘든 혐한 낙서는 확인된 곳만 50곳이 넘습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도쿄 신오쿠보 한인 타운 골목골목에서 이렇게 혐한 낙서 대청소는 계속됐습니다.
작은 실천이 혐한을 몰아내는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타다/'혐한 낙서 대청소' 참가자 : 차별은 이런 낙서같이 작은 것에서부터 생겨난다고 생각해서 (참가했습니다)]
[시마자키/'혐한 낙서 대청소' 참가자 : 한 개만 있어도 흉내 내는 사람이 나옵니다. 할 수 있는 한, 이런 건 안 보이도록 해야 합니다.]
한인 타운 상인들도 관심과 감사를 전했습니다.
[임정숙/한인 타운 상인 : 잘 안되는 갑다(안 지워지는 모양이다). 지운다고 이렇게 왔는데 고맙죠.]
혐한 시위와 망언으로 갈수록 멀어지는 한·일 관계를 그나마 지탱해 주는, 작지만 강한 인연들입니다.
(영상취재 : 안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