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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北, 해외 식량원조를 정권 유지 수단으로 이용"

WSJ "北, 해외 식량원조를 정권 유지 수단으로 이용"
북한 정권이 국제사회의 식량 원조를 정권 차원의 정치적·군사적 목적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부당하게 이용해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유엔 조사위원회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농업 정책 실패와 경작 토지 부족, 농업기술 부재 등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극심한 식량 위기가 시작됐습니다.

이후 북한 정권은 서방 국가와 비정부기구 등에 원조를 요청했고 국제사회는 대대적인 인도적 지원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국제 식량 원조를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이용해왔습니다.

북한은 출신 성분에 따라 식량을 배급하는데, 엘리트 계층은 배급을 많이 받지만 낮은 출신 성분 주민이 주로 거주하는 북동 지방은 배급에서 후순위로 밀려납니다.

국제사회가 지원해준 식량은 바로 군부대로 가는가 하면, 주민에게 배급한 식량을 압수해 개별 관료들이 암시장에서 되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고서는 식량 원조의 80%가량이 당국에 압수된다는 북한 고위 당국자의 발언과 함께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원래 받아야 하는 식량 5킬로그램 대신 5백 그램만 남겨둔다"는 탈북자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권이 해외 식량 원조를 막대한 군 지출과 핵 프로그램을 위해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도 언급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해외 식량 원조를 받아 곡물 수입을 줄이는 대신 무기 관련 수입을 늘리고 있다는 겁니다.

일례로, 북한 정권은 지난 1999년 곡물 수입량을 20만 톤으로 줄이면서, 벨라루스와 카자흐스탄에서 각각 전투기 40대와 군 헬기 8대를 수입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정권이 식량 원조를 통해 확보한 자금이 이른바 '김씨 일가'를 영속화하는 수단이 되고 있으며 지배 계층의 사치품 구입에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정권은 식량 원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숨기고 배급 통제권을 계속 가지려고 외국 원조기구들의 감시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외국 원조기구가 확인차 지역에 방문하려면 북한 당국에 사전에 알려야 하는데, 이는 북한 당국이 원조 결과를 꾸밀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고 적었습니다.

원조기구들은 최근까지도 한국어 통역을 직접 고용하는 것이 금지됐으며 북한 정부에서 제공하는 통역을 이용해야만 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국경없는의사회 같은 비정부 원조기구 상당수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식량 원조를 중단했습니다.

현재는 유엔 세계식량계획이나 외국 정부만이 식량 원조를 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 정권을 국제사회의 원조를 주민 지배 수단으로 사용하는 전체주의 정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신문은 탈북자 조진혜씨가 지난해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실수라며 "북한 주민이 아닌, 북한 지배계층의 주머니만 불리는 것"이라고 말한 내용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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