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야권의 최고 실세이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적인 존 베이너(65) 하원의장의 정계 은퇴설이 확산하고 있다. 오는 11월 총선 격인 중간선거를 맞아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할 것이란 관측이다.
베이너 부부가 지난 11일 플로리다주 남부의 휴양지인 마르코 아일랜드에 83만5천달러(9억원)짜리 콘도를 구입한 것이 은퇴설이 널리 퍼지는 단초가 됐다.
보수층, 특히 강경 보수파인 티파티에서 베이너를 공화당 지도부에서 끌어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한 와중에서다.
베이너는 때마침 콘도 구입 사실을 플로리다주 행사에 동석한 공화당 동료에게 털어놨고, 이것이 현지 언론 등 기자들의 귀에 들어가면서 '은퇴 절차'로 해석하는 보도로까지 이어졌다.
은퇴설이 확산하자 베이너는 대변인을 통해 "매년 휴가철에 가족과 함께 내려가는 곳이라서 아예 집을 산 것"이라며 "거취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여러모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아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휴가철 대여비가 아까워서 사버린 것이란 해명이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베이너가 초기 은행납입금 20%, 고정금리 4.33%에 30년 대출금 상환을 조건으로 콘도를 사들였다고 치면 1년에 은행에 갚아야 할 돈이 대략 4만달러(4천300만원)에 이른다.
베이너가 콘도를 휴가객에게 빌려주고 돈을 받지 않는 이상 매년 3만달러(3천200만원)를 허공에 뿌리는 셈이 된다. 현재 그의 최소 실질 자산은 190만달러(20억원)로 알려졌다.
베이너가 콘도 구입 계약에 서명한 시점이 의회가 국가부채한도를 1년간 한시 증액하는 법안을 가결하기 직전이란 점도 의문을 더하고 있다. 콘도가 그의 말대로 단순한 '휴가용'이라면 중차대한 국가 대사를 앞두고 서둘러 구입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여전히 정치에서는 맥락이 문제가 된다고 전제한 뒤 "베이너가 콘도를 구입하기 전후의 사정이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며 "그것은, 내년이든 몇 년 뒤든 간에, 다음엔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민감한 때 콘도구입?" 미 야권 최고실세 은퇴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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