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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취재파일] 소치 올림픽 "내 가슴에 남은 말들"

[소치 취재파일] 소치 올림픽 "내 가슴에 남은 말들"
올림픽은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줍니다. 출전하는 데 의의를 두고 매 경기에 혼신을 다하는 선수들, 그리고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시간 땀 흘렸을 선수들의 노력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등수나 메달 색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번 올림픽을 취재하면서 많은 선수들을 직접 인터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단순히 스포츠 스타를 볼 수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진심을, 그들의 노력을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었기에 소중했습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소개된 것도 있겠지만, 그 감동을 나누고 싶어서 제 가슴에 남았던 선수들의 말을 적어 봅니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마지막까지 여왕이라는 칭호가 어울렸습니다. 결과에 의연했고,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했기에 만족했습니다. 국민들의 응원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은메달의 아쉬움을 묻는 질문에 대한 김연아 선수의 답입니다.

김연아 인터뷰
<김연아>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중요했던 것 같아요. 보여지기에는 결과가 중요하겠지만, 과정에서 제가 깨달은 것들에서 앞으로 살아가는 데 배울 점이 하나씩 있는 것 같아요."

"(엄마가) 저보다 더 간절한 사람에게 금메달이 갔다고 생각하자고...."


불운과 부상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2관왕에 오른 박승희 선수는 올림픽 정신을 몸으로 실천했습니다.
5백 미터 결승에서 다른 선수에 걸려 넘어져 동메달을 딴 뒤 박승희 선수가 한 말입니다.

<박승희>
"어떻게든 결승 선에 가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빨리 가야 동메달이라도 따는 게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넘어지자마자 또 일어났는데 제가 마음이 급했는지 또 넘어져가지고..."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초록소녀, 괴물 등 벌써부터 많은 별칭을 갖게 된 17살의 당찬 소녀 심석희.
그녀가 3천 미터 계주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중국에 대역전성을 거둔 뒤 한 말입니다.

<심석희>
"마지막에는 저는 무조건 앞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또, 3관왕에 대한 부담 속에서 값진 금, 은, 동메달을 하나씩 따고는 어린 나이 답지 않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심석희 500
<심석희>
"금, 은, 동이라는 여러 가지 위치에서 제가 여러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좋게 생각하고 있고요. 그 만큼 느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았던 것 같아요."


이번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노메달에 그친 남자 쇼트트랙팀. 누구보다 아쉬움이 컸을 신다운 선수가 울먹이면서 한 말은 한 동안 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신다운>
"저는 국가대표잖아요. 국가대표니까 제 꿈이...올림픽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듣는 게 제 꿈이었거든요. 이런 꿈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쳐버린 게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출전 자체가 도전이자 승리인 봅슬레이 대표팀의 김동현 선수가 1, 2차 레이스를 마친 뒤 한 말입니다.

<김동현>
"아직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해왔던 것처럼 어제처럼 오늘처럼 똑같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여왕보다는 여제라는 표현이 더 좋다는 빙속여제 이상화.
그녀에게 부상은 작은 불편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상화>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다 고통이나 병을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하지정맥류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무릎은 무리를 하고 심하게 운동한 날에는 무릎이 굽혀지지 않았어요."


이상화 선수가 2연패의 신화를 이룰 수 있었던 건 흔들리지 않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상화_500
<이상화>
"밴쿠버 때는 딸 줄 몰랐잖아여. 저는 그 이후 반짝 금메달이란 말을 듣기 싫어서 꾸준히 연습했던거 같아요. 그런 말을 듣기 싫어서 꾸준히 운동을 열심히 한 게 아닐까, 그래서 이 자리까지 온 게 아닐까요?"


노장의 투혼을 보이며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감동으로 마감한 이규혁 선수.
유독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던 그는, 그래서...부족해서...더 배울 수 있는 삶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이 아직도 큰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규혁>
"올림픽 메달 때문에 저는 항상 부족한 선수라고 생각됐고, 결국에 저는 약간 부족한 선수로 이제 마감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반면에 올림픽이라는 대회 때문에 많이 배웠고 선수로서 좀 더 성숙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 부족한 약간은 부족한 스케이트 선수로 끝나고 살아가겠지만,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좀 더 노력하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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