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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 세월 탓에…서먹하고 어색한 순간들

<앵커>

헤어져 산 세월이 너무 긴 탓일까요? 안타깝게도 반가워하기보다는 어색해하는 가족들도 있었습니다.

보도에 임찬종 기자입니다.

<기자>

북에 있는 이복 남동생들을 만나러 온 최남순 씨는 북측 상봉자가 가져온 사진을 보고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최남순/남측 상봉자 : 그런데 제가 지금 만나보니까 아닌 거예요. 할아버지 함자도 다르고, 아버지 고향도 제가 듣던 지역 지명이 아니고 (이분들 아버지와) 저희 아버지 함자만 같아요.]

올해 89살의 김영환 할아버지는 이번 상봉단 가운데 유일하게 북녘땅에 두고 온 부인을 만나러 왔습니다.

하지만, 떨어져 지낸 60년 세월이 너무 길어서인지,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하고 부부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만 흐릅니다.

백발이 된 여동생을 만난 이영실 할머니,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노환이 심한데도, 동생만큼은 한눈에 알아본 듯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말을 제대로 건네지 못합니다.

옆에 앉은 딸이 나서 생전 처음 보는 이모에게 어머니의 상황을 설명합니다.

[동성숙/이영실 할머니 딸 : 이모. 엄마가요 치매가 좀 진행이 되가지고 이야기를 잘 못 하세요. 말씀을 잘 못 하세요. 모르세요 모르셔.]

이산 60년, 너무 긴 이별과 슬픔을 씻기에 단 두 시간의 단체상봉은 턱없이 짧기만 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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