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흑인 고교생을 총격 살해하고 정당방위로 풀려난 조지 지머먼(31)이 현재 노숙자로 살면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다며 자신의 곤궁한 처지를 털어놨다.
지머먼은 16일(현지시간) 방영될 스페인어 채널 유니비전의 '여기 그리고 지금'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250만달러의 빚을 안고서 항상 생명에 위협을 느끼며 사는 등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뉴욕데일리뉴스가 보도했다.
2012년 2월 트레이번 마틴(당시 17세)과 몸싸움을 하다 총으로 살해한 당시 정황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지머먼은 "그(마틴)가 내 총을 보고서 죽이겠다고 했다. 장난이 아니라 진심인 것을 알았다"며 "그만하자고 했지만 말을 듣지 않고 계속 나를 때렸다. 누가 보고 있거나 심지어 경찰이 와도 그만두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연방 법무부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답변하지 않았다.
지머먼은 또 "처음 방아쇠를 당겼을 때 총알이 지머먼의 옷깃을 스치고는 인근 주택으로 날아간 것으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총알이 지머먼에게 박히는 바람에 몸싸움이 즉각 중단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자신의 행위가 정당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마구잡이로 구타당하던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거의 없었다"면서 "총을 쏘지 않았다면 내가 지금 여기에 없을 것이라는 것을 신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머먼은 변호사 비용으로 온라인에서 35만달러를 모았지만 여전히 빚더미에 파묻힌 상태에서 언제나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살고 있다면서 외출할 때에는 항상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안전수칙을 따른다고 밝혔다.
지머먼은 마틴이 사망한 이후 2급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가 지난해 7월 정당방위를 인정받아 풀려났지만 흑인사회가 배심원단의 평결에 분노를 표시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항의시위를 개최하는 등 심각한 후폭풍이 일었다.
할리우드의 흑인 배우들이 무죄 평결을 공개적으로 비난한데 비해 총기 옹호단체는 지머먼을 위해 대규모 모금운동을 벌였고, 무죄평결에 대한 백인의 만족도가 49%로 흑인(5%)의 10배나 되는 등 미국사회의 양분화가 심화되기도 했다.
지머먼은 이날 인터뷰에서 앞으로 언론에 노출되지 않고 조용한 삶을 살고 싶다며 사람들이 더 이상 자신을 아는 체 하지 않고 그냥 일반적인 시민으로 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뉴욕=연합뉴스)
지머먼 "빚더미에 노숙자 신세…PTSD에도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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