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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지 않은 문제로 배치시험…선행 출제 여전

<앵커>

고등학교 입학 앞둔 학생들이 요즘 한창 반편성 배치고사를 보고 있죠. 그런데 대다수 학교가 아직 배우지도 않은 고등학교 1학년 과정에서 시험 문제를 내서,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인문계 고등학교입니다.

다음 달 1학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반편성 배치고사를 치르고 있습니다.

시험을 마친 학생들은 배우지 않은 문제 탓에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예비 고1 학생 : ((배치고사) 범위가 어디까지에요?) 고1꺼 수I, 수II 다요. 영어하고 국어도 고1꺼요.]

[예비 고1 학생 : 당황스럽기도 하고 그냥 있는 상식 다 해서 찍었어요.]

사실상 고교에서 보는 첫 시험인데다 배치고사로 우열반을 정하는 학교가 적지 않아 학생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예비 고1 학생 : 과외했습니다. 배우지도 않은 내용인데 너무 심하게 준비하라고 하는 거 아니냐고 불만이 많아요.]

일선 교육청의 장학 지도안에는 예비 고1 반편성 배치고사는 반드시 중학교 과정에서만 출제하도록 돼 있습니다.

교육부는 전국 고교 2천 300곳 가운데 절반 가량이 올 들어 신입생 반편성 배치고사를 봤고, 이 가운데 19곳만 선행출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확인한 이 학교는 교육부 조사에선 배치고사 자체를 안 봤다고 부인하다 교육청이 현장 조사에 나서자 뒤늦게 선행출제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배치고사 선행출제 학교 관계자 : 선행학습한 부분에 대해서 자꾸 변명하려는 건 아니에요. 2, 3개월 동안 그냥 방치하면 애들이 그만큼 뒤떨어지는 거에요.]

이처럼 일선 고교 배치고사에 선행출제가 관행처럼 된 건 솜방망이 규제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교육청 관계자 : 그동안 이쪽 영역은 안 건드렸어요. 법령으로나 지침으로도 뭐가 없었어요. 전수조사를 해야 되는데, 교육부가 결단을 못 내리잖아요.]

지난해 4월 배치고사 선행출제 금지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안상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 :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이나 선행교육금지법이 빨리 통과돼야만이,  교육과정을 지킬 수 있도록, 그것을 강제할 수 있도록 법 규정이 생기는 것입니다.]

과도한 사교육 의존을 줄이고 공교육을 살리려면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배치고사 관행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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