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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쿠폰 손님은 '찬밥'?…이유 알아보니

<앵커>

소셜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음식점이나, 미용실에서 쓸 수 있는 쿠폰도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구입하고 있는데, 사용할 때는 당황스럽고 화가 납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음식점 계산대에서 고객이 종업원과 승강이를 벌이고 있습니다.

[음식점 종업원 : 식사가 (쿠폰) 서비스가 제공이 안 되거든요.]

[고객 : 예약할 때도 쿠폰으로 쓴다고 이미 얘기를 한 상황이고.]

35% 깎아준다는 소셜커머스 쿠폰으로 계산하려는데, 식당 측이 쿠폰으로는 계산이 안 되는 메뉴를 시켰다면서 추가 요금을 요구한 겁니다.

[음식점 종업원 : 점심 메뉴는 이미 저희가 할인을 한 상태여서, (쿠폰으로) 중복 할인이 안 돼요. (왜 그런데 처음에 (점심 메뉴를) 추천해 주셨어요?) 글쎄요, 저는 추천 안 했어요.]

하지만 쿠폰 어디를 봐도 점심 세트메뉴는 안 된다는 문구는 없습니다.

이번엔 취재팀이 20대 여대생과 함께 할인 쿠폰을 들고 미용실을 찾았습니다.

정가의 30%, 4만 원 정도 되는 가격에 파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쿠폰입니다.

하지만 쿠폰 고객이라고 밝히자, 미용사는 갑자기 손님 머리 상태를 트집 잡기 시작합니다.

[미용실 직원 : (머리가) 약하잖아요, 딱 봐도 느껴지는데. 파마약이 닿잖아요? 그럼 약에 의해서 머리가 타 버려요. (파마를 못 하는 머리에요?) 그렇죠, 네.]

끊어간 쿠폰 가격의 2배가 넘는 10만 원을 요구합니다.

[미용실 직원 : 진짜 그래도 너무너무 파마가 하고 싶으면, 쿠폰 5장(10만 원) 정도 생각하셔야 해요. 비싼 게 아니라, 모발이 안 좋으니까 그렇게 해서라도 도전이라도 해보는 건데….]

강남과 신촌 등 서울시내 미용실 6곳을 돌아봤는데 5곳에서 이런 식으로 쿠폰 고객에게 파마를 거부하거나 추가 요금을 요구했습니다.

이 여성의 머리상태가 정말 그렇게 나쁜지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봤습니다.

[최연희/오산대학교 헤어아트과 교수 : 이 친구는 지금 머리가 손상이 안 돼 있는 머리입니다, 아주 건강한 모발입니다. 파마나 염색을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주시겠어요?) 한 80~90점 정도요.]

한 미용실 원장은 취재진에게 할인 쿠폰은 미끼 상품일 뿐이라고 털어놓습니다.

[현직 미용실 원장 : 도저히 쿠폰 가격으로는 파마라든지 손님이 원하는 머리가 나오지를 못합니다. 가게 월세 줘야지, 직원 인건비 나가지… 손님이 오면 어쩔 수 없이 머리 질이 나쁘다, 영양을 해야 한다 하면서 비용을 추가하는 겁니다.]

일단 고객부터 끌어들이고 보자는 업체와, 헐값 쿠폰으로 매출을 올리려는 소셜커머스 회사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서, 서비스가 부실한 할인 쿠폰이 쏟아져 나오는 겁니다.

소셜커머스는 2010년 등장한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3조 원대 시장으로 규모가 커졌습니다.

그러나 소비자 피해 상담 건수 역시 50건에서 8000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양적으로 커진 경제 규모만큼 신뢰를 키우지 못한다면 소비자의 외면 또한 성장 속도 못지않게 빨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이승환, 영상편집 : 김종우, VJ : 유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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