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의 모티브가 된 '부림사건'의 재심 청구인 5명이 33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부산지법 형사항소2부는 부산 지역 최대 공안사건인 '부림사건'의 재심 판결에서 고호석, 최준영,설동일, 이진걸 노재열 씨 등 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청구인들이 당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를 모두 자백했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상당 기간 불법 구금된 사실이 인정돼 그 자백을 의심할 사유가 있다"며 검사가 적용한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에 대해 무죄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국보법과 반공법은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실질적으로 해악을 줄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적용되기 때문에 청구인들의 학생 운동이나 현실 비판적인 학습 행위만으로는 이 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부림사건으로 구속된 사람 중에 국보법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재판부는 전두환의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전후해 이와 관련돼 일어난 범행은 헌법의 존립과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들에게 적용된 계엄법 위반도 무죄 판결했습니다.
부림사건은 1981년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하고 고문해 국가보안법, 계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긴 부산 지역 최대 공안 사건입니다.
당시 19명이 기소돼 법원에서 각각 징역 1년에서 7년 형을 받았지만 이후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부림사건의 변론을 맡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 사건을 계기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고 씨 등 5명은 재작년 8월 부산지법에 재심을 청구했고 재판부는 재심 사유가 된다며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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