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최대 공안사건인 이른바 '부림사건'의 재심 청구인 5명에게 33년 만에 무죄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부산지법 형사항소2부(한영표 부장판사)는 오늘(13일) 부림사건에 대해 유죄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 고호석(56)씨 등 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수사기관에 자백을 했으나 진술서가 상당 기간 경과된 뒤에 작성됐고 불법구금 기간이 오래돼 증거능력이 없으며 같은 이유로 도서 압수도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가 국가의 존립과 안전, 자유기본질서를 위협했다고 볼 수 없다"며 청구인들에게 적용된 계엄법 위반도 무죄로 판결했습니다.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이 사건 판결 이후 법이 개정되면서 범죄로 볼 수 없게 됐다며 면소 판결했습니다.
부림사건은 1981년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하고 고문해 국가보안법, 계엄법,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 부산지역 최대 공안사건입니다.
당시 19명이 기소돼 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을 선고 받았으나 이후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부림사건의 변론을 맡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사건을 계기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