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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원에 납품하라"…병원의 약값 후려치기

<앵커>

병원이 제약사에서 약을 살 때 건강보험 등재가격보다 싸게 사면 차액의 70%까지 장려금을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약값 거품을 빼자는 취지인데, 일부 병원에서 이걸 악용하는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제약업계 쥐어짜서 병원 이익 챙기고 건강보험 재정에는 손실을 입히는 행위입니다.

남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종합병원이 최근 제약사에 보낸 공문입니다.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약값을 더 내려서 견적서를 내라는 요구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입찰을 제한하겠다는 엄포도 놨습니다.

이렇게 종합병원 9곳에서 제약사에 요구한 인하 폭은 최대 50% 선입니다.

심지어 한 병원은 모든 약값을 무조건 5원에 납품하도록 통보했습니다.

[김모 씨/제약사 영업사원 : 요구를 안 들어줬을 때 병원에서 (약품) 코드가 빠지게 되면 그 병원에서는 전혀 장사를 못 하게 되는 상황이 되거든요.]

이런 횡포가 벌어지는 이유는 약값을 많이 깎을수록 건보공단 장려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제도가 취지와 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겁니다.

약값 후려치기가 지나치다 보니, 약값 인하에 따른 건보재정 절감액보다 병원에 준 장려금이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4년 전 시범 시행 때는 최대 1천 6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을 정도입니다.

[김성주/민주당 국회의원 : 애당초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고 재정을 나쁘게 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고민에 빠질 때가 됐다는 거죠.]

제약협회는 이 제도가 불공정행위를 조장한다며, 폐지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오늘(12일) 청와대에 제출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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