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쇄신파 3인방 '남·원·정'이 이번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정치권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각기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제각각 비중있는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 원내대표냐 경기지사냐…선택의 기로 놓인 남경필
1965년생 올해 49세인 남경필 의원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노리고 있지만 최근 고민에 빠졌습니다. 김문수 지사의 3선 불출마 선언 이후 당 지도부가 경기지사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2년 5월 원내대표에 도전했다가 이한구 의원에게 아깝게 역전패한 적이 있는 남 의원은, 최근까지 원내대표를 희망해 왔습니다. 그러나 당 지도부에 이어 측근 동료 의원들까지 경기지사 선거를 권하면서 진지한 검토에 들어간 걸로 알려졌습니다.
당 핵심 지도부의 강권은 뿌리쳐왔지만, 남 의원의 지근거리에서 남 의원에게 진언을 아끼지 않았던 가까운 동료들까지 경기지사 출마를 얘기하고 있으니 고민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남 의원과 가까운 재선 의원은 남 의원에게 "경기지사를 하고 돌아오면 선수(5선)와 연령(49세)의 불일치 문제가 단번에 해결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미 5선을 한 남 의원에게 6선은 큰 의미가 없으니 새로운 경험을 쌓으라는 주문도 많습니다. 남 의원의 주변에선 원내대표 선거와 경기지사 선거가 별개가 아닌 한묶음으로 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고 합니다. 경기지사에 불출마했다가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이 시원찮을 경우 원내대표 선거에서 표를 모으기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오는 겁니다.
요즘 정치권에선 남 의원의 마음이 경기지사 쪽으로 기울었다는 얘기가 떠돕니다. 하지만 남 의원 자신은 아직 확답을 내놓은 적 없습니다. 마침 12일 출판기념회가 열리는데, 거기서 남 의원이 어떤 이야기를 꺼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안철수 뿌리친 원희룡…제주시장 나갈까
2012년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제주 천재' 원희룡 의원은 독일 등 해외에 머물다 지난해 가을 귀국했습니다. 이후 각계 인사를 만나 정국 구상을 하고, 신간 '무엇이 미친 정치를 지배하는가?'도 펴냈습니다. 신간은 12년간 국회에 머물며 개혁적 보수파 초선이던 원 전 의원 자신이 어떻게 세속 정치에 물들어가고, 한계에 봉착했는지 서술한 일종의 반성문 성격에 가깝습니다. 이 책에서 원 전 의원은 승자 독식 구조인 우리식 대통령 제도를 바꾸자고 제안합니다. 현재 선거구제를 고쳐 국민의 표심이 담긴 득표율에 비례하게 의석수를 배분하고 정치세력간 연합을 통해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은 정권을 만들어내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장기 정치개혁 프로젝트라 할 법한데, 원 전 의원 또한 새로운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남 의원이 경기지사로 고민하는 것처럼 원 전 의원은 제주지사가 문제입니다. 원 전 의원은 9일 새누리당 출입기자단과 오찬에서 당으로부터 '반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도 제주지사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해 9월 원 전 의원을 만난 한 의원은 "원 전 의원에게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맡아 제대로 도를 경영해보라고 제안했지만 그 때는 답변조차 하지 않더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원 전 의원도 고민을 하는 걸로 전해집니다.
원 전 의원 스스로 이번 지방선거 구도의 윤곽이 3월은 가야 나타날 거라고 말했으니, 3월 안에는 가부간 결정이 날 걸로 보입니다.
원 전 의원은 최근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집단 소송 변호도 맡아 바삐 지내고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과는 지난해 추석 즈음 만났는데 합류할 생각은 없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원 전 의원은 "안 의원이 정말 정치세력화를 꿈꿨다면 2012년 총선 때 당을 만들었어야 했다. 그 때는 그런 생각을 안했냐는 질문에 만족스런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남·원·정의 맏형 정병국…경기지사에 올인
4선 중진으로 3명 중 맏형(1958년생) 정병국 의원은 일찌감치 경기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경기 도정을 공부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이미 MB 정부에서 문화체육부장관까지 거쳤고 당 사무총장으로서 2010년 지방선거도 지휘해본 적이 있어서 이번엔 지방정부로 눈을 일찌감치 돌렸습니다.
당내 동료인 원유철 의원과 경쟁하고 있는데, 실제 경선엔 누가 추가로 뛰어들지 미지수입니다. 원유철 의원과 경쟁하든, 남경필 의원이 추가로 뛰어들든 정 의원은 치열한 경선을 통해 새누리당 주자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전략을 쓰자고 주장합니다. 중진 차출론에 불만이 있지만 아직 정 의원 스스로 외부에 밝힌 적은 없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당 핵심에 이런 의견을 전달한 걸로 전해집니다.
정 의원은 서울의 배후 도시로서의 경기를 탈피해 자족적인 경기로 거듭나야 한다는 방향으로 공약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서울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위성도시 성격이 아니라 스스로 일자리와 교육, 문화 수요와 공급을 창출하는 자족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합니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원조 쇄신.소장파 3인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유권자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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