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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폭설, 또 쏟아진다…습기 잔뜩 머금은 동풍이 원인

[취재파일] 폭설, 또 쏟아진다…습기 잔뜩 머금은 동풍이 원인
이제는 그만 내려도 될 것 같은데, 동해안의 눈이 정말 사정없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 이미 눈 폭탄이 터질 것 같다고 전해드렸지만 솔직하게 이 정도 일지는 짐작하지 못했습니다.  한번 터지면 그 파괴력이 어느 정도인지, 동해안의 눈 특성을 미리 알고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주 목요일(6일) 오후부터입니다. 처음 시작부터 눈이 강했던 것은 아니고, 첫 날 눈은 그저 그랬습니다. 목요일 하루 내린 눈은 강릉에 1.7cm정도 쌓이는 데 그쳤으니까요. 이 정도 눈은 동해안에서는 눈으로 쳐 주지도 않습니다.

눈이 강해진 것은 다음 날인 금요일(7일) 오전부터입니다. 오전 9시를 전후해 함박눈으로 바뀐 뒤 그칠 줄 모르고 종일 이어지면서 적설량을 늘리기 시작했는데요. 금요일(7일) 하루 신적설이 강릉 23.3cm, 속초 11cm, 대관령 24.2cm를 기록했습니다.

토요일(8일)에도 눈은 거침이 없었습니다. 종일 함박눈이 내리면서 산과 들이 온통 눈 세상으로 바뀌었는데요. 이날 하루 기록된 신적설량은 금요일과 비슷한 수준으로 속초 15.5cm, 강릉 16cm, 대관령 25.5cm입니다.

제대로 된 눈 폭탄이 터진 것은 일요일(9일)입니다. 이날 내린 눈은 격이 달랐는데요. 많이 쏟아질 때는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쌓인 양도 엄청났습니다. 속초 41.7cm, 강릉 45.7cm를 기록했습니다. 사흘 동안 내린 눈의 양과 맞먹을 정도입니다.

앞서 살펴 본 신적설량은 관측하는 사람이 하루 전 내린 눈을 모두 치우고 당일 눈만 쌓이도록 해 기록한 것인데요. 눈을 일부로 치우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둬 쌓이도록 한 뒤 측정하는 양은 적설량이라고 합니다. 눈이 얼마나 내렸는지를 알려면 이 양을 알아야 하겠죠.

춘천폭설


이번 눈이 얼마나 대단한 눈인지 월요일(10일) 오전 10시 현재 기록된 적설량을 보겠습니다. 강릉의 적설량이 93.7cm로 가장 많고, 속초와 대관령은 70.5cm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닷새 동안 내린 눈 가운데 일부가 녹았기 때문에 신적설량을 더한 것 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1m에 육박하는 엄청난 양입니다. 공식 관측 값은 아니지만 CCTV로 확인한 적설량으로는 진부령이 118cm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눈이 쉬지 않고 이어지는 것일까요?

직접적인 원인은 습기를 잔뜩 머금은 바람이 해안으로 계속 불면서 해상에 만들어진 눈구름이 해안으로 밀려와 눈을 뿌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산맥이 이 바람을 막아서면서 갈 곳 없는 눈구름이 눈을 해안에 집중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지 않는 한 눈은 계속 내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요. 우리나라 동쪽 상층에 강력한 고기압이 버티고 있어 폭설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상층 기압골이 제 때 빠지지 못하고 있고 이 때문에 지속적인 동풍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만 때쯤 되면 대기 중 수증기의 양이 크게 늘기 마련이어서 눈의 양이 늘고 있고 또 눈의 결정에 물기가 포함되면서 눈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무거워 비닐하우스나 지붕이 무너지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폭설이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일단 이번 눈은 화요일(11일) 오전을 고비로 화요일 낮부터는 점차 그치겠지만 수요일(12일) 오후에 또 한 차례 눈 예보가 나와 있습니다. 목요일 하루는 눈이 주춤하겠지만 금요일(14일)과 토요일(15일)은 또 다시 동해안에 많은 눈이 내리겠다는 것이 기상청의 전망입니다.

내린 눈의 양이 워낙 많아 제설에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도 점차 커질 수밖에 없어 걱정인데요. 직접 동해안으로 가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없더라도 함께 걱정하면서 마음의 짐을 나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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