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말띠 해에 태어난 여자아이 괜찮을까요?

걱정말고 낳으세요!

[취재파일] 말띠 해에 태어난 여자아이 괜찮을까요?
  아내의 출산 예정일이 7월 22일입니다. 첫째가 아들이라 이번엔 딸이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말띠 해 여자 아이 괜찮을까요? 팔자가 드세다는데 말이죠.

  우연치 않게 취재해 얻은 결론은 ok,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됩니다. 음력 설도 지나고, 진짜 말 띠 해가 시작된 마당에 올해 딸 출산을 앞두고 계신 분들에게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어 기쁩니다.

  "조선왕조 왕비 가운데 여러분이 말띠였는데, 왕실에서 그런 것도 안따졌겠습니까?" 국립민속박물관장인 천진기 선생님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궁금증은 말끔히 해결됐습니다. 더 정확히는 일제 시대에 전해진 일본의 고유 습속을 마치 우리 전통인양 잘못 받아들인 경우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설화를 근거로 말띠 여성을 기피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합니다. 예쁜 대한의 딸들에게 일본의 전통과 풍습에 따라 쓸데없는 굴레를 씌울 필요는 없겠죠?

  오히려 시대가 변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제는 여자 아이라도 말 띠 해에 태어난 아이가 더 씩씩하고 잘 될 거라는 해석도 가능해졌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도 말 띠 해에 태어났다면 조금 더 솔깃해질까요.

  사실 띠 구분은 엄밀히 따져, 24절기 가운데 첫째 절기인 입춘을 기준으로 한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그러니까 갑오년 청말띠 해도 엄밀히는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셈입니다. 양력 설부터 청마의 해가 밝았네, 씩씩한 말의 기운으로 재도약 하자는 덕담이 오가고, 인터넷과 거리에는 각종 말 관련 마케팅과 홍보물이 넘쳐나고 있는데요, 상술이나 잘못 전해진 습속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걸러서 들어야겠습니다.

  말은 십이지 동물 가운데 실제 존재하는 동물로서는 가장 크고 빠릅니다.(소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서 말의 이미지는 늘 씩씩함, 힘, 스피드로 그려졌는데요, 올 한해 태어나는 아이들 모두 말처럼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여담을 하나 하자면, 말은 실제로 엄청 겁쟁이라고 합니다. 말 관리사 한 분이 그러더군요. "자기 방귀소리에도 놀라 날 뛰는 게 말"이라고. 겁쟁이라고 해서, 근성까지 없는 건 물론 아닙니다. 2014년 청마의 해에는 가슴 쫙 펴고, 대차게 재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간절이 기원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