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방송된 SBS 패션창조 프로그램 ‘패션왕 코리아’(연출 안상남) 마지막회에서 김나영과 정두영 디자이너 팀은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씨스타 보라-이주영 디자이너와 막판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단 5점 차 승리를 거둔 김나영은 “‘패션왕 코리아’에서 값진 결과를 얻어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패션왕 코리아’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정말 좋았어요. 음, 그랬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소감을 말한다면?
“주변에서 ‘축하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많이 받았어요. 파트너였던 정두영 디자이너에게 정말 고마워요. 6개월 정도를 같이 했는데 제 의견대로 다 맞춰줬거든요. 다른 팀에서는 갈등이 있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자기 의견을 고집하지 않고 제 아이디어도 충분히 수렴해줬어요.”
-그간 트렌치코트, 호피 시스루 원피스 등 개성있는 의상들을 여럿 보여줬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디자인은 어떤 것이었나.
“특별히 딱 하나를 고르기는 너무 어렵네요. (마지막 의상은 어땠는가?라고 다시 묻자) 왜 중요한 날에는 ‘옷 정말 잘 입어야지’ 하다가 더 잘 못 입게 되지 않나요. 그날이 그랬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고 당시 ‘한국의 미’라는 미션 주제에 부담감도 느껴졌었어요. 그래도 최정인 선생님께 조언을 받았던 게 많이 도움이 됐어요.”
“전공으로 아동학과를 선택한 건 다른 이유가 아니라 성적에 맞춰서 였어요.(웃음) 학창시절에는 패션이 좋긴 했지만 패션학을 전공할 정도로 미칠 정도로 좋아하진 않았었거든요. 그저 여느 여학생들이 그랬던 것처럼 참고서 살 돈을 모아서 마음에 드는 옷을 사고 그랬었어요.”
-그렇다면 언제부터 패션에 ‘미치게’ 됐는지.
“옷 입는 걸 계속 좋아하긴 했지만 방송 일을 워낙 많이 하다 보니까 현실과 타협해서 스타일리스트가 준비해온 옷을 입기만 했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천재’라고 생각하는 (박)승권 오빠를 만나게 됐죠. 그러면서 옷입는 것과 생각하는 게 바뀌게 됐어요.”
-박승권 디자이너가 김나영 씨가 패션에 눈을 뜨게 한 사람인가?
“그런 셈이죠. 오빠를 안 게 3년 쯤 된 것 같은데 그 즈음을 해서 천천히 바뀐 것 같아요. 그러다가 ‘스트리트 패션’이란 프로그램에 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패션을 꿈꾸기 시작했어요.”
-‘재밌는’ 김나영이 ‘패셔니스트’ 김나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나.
“방송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변하다 보니까 시청자들은 ‘쟤, 갑자기 왜저래’, ‘고급스럽지 않고 재밌는 캐릭터였는데’라고 많이 생소해 하셨을 거예요. 사실은 그 전부터 차곡차곡 쌓아왔던 제 모습이었는데.”
-소위 ‘패션을 한다’고 하면 옷 사는데 많은 돈을 투자할 것 같다.
“패션에 돈을 쓰는 건 가치 있는 투자라고 생각해요. 물론 미친듯이 쓰진 않아요. 행복하게 돈을 쓰는 거죠. 퀄리티가 좋은 옷을 사려면 마땅히 지불해야 하는 댓가니까요.”
-항간에는 김나영 씨가 패션을 하기 위해서 차까지 팔았다는 말도 있더라.
“방송에서 조금 재밌게 얘기하려고 한 부분이 있긴 한데, 얼마 전에 차를 팔긴 팔았어요. 매니저가 운전을 해주니까 차를 탈 일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있던 차를 없앴어요.”
-‘재밌는 김나영’과 ‘패셔니스타 김나영’은 어떻게 보면 양립하기 어려운 두 이미지이기 때문에 대중이 조금 혼란스러워할 수도 있는 것 같은데.
“패션을 처음 시작하면서 분명 ‘욕 먹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욕 먹을 게 있으면 욕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매일 노래방 같이 가서 막 놀던 애가 어느 날부터 멋 내고 앉아 있으면 재수 없을 수 있잖아요. 당연한 것 같아요. 제가 낯설고 멀어진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패션은 예전부터 꾸던 꿈이고, 방송은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가지를 포기할 순 없거든요. 방송에서 제게 원하는 모습이 있기 때문에 조금 몸을 사리면 ‘쟤, 왜저래’란 반응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제가 풀어야 할 숙제고 겪어야만 하는 시행착오인 것 같아요.”
-예전엔 악플에 민감하기도 했던 것 같은데 최근 많은 기사에는 악플이 거의 없었다. ‘패션왕 코리아’를 하면서 응원해준 시청자들도 많았을 것 같다. 달라진 반응들을 좀 피부로 느끼나.
“에이, 아직도 있는데(웃음). 처음 패션을 한다고 했을 때 응원하는 글들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좋지 않은 반응도 좀 있긴 해요. 하지만 괜찮아요. 처음 데뷔했을 때도 나쁜 얘기가 많이 있었기 때문에 단단해진 부분이 있고 어느정도는 악플에 초월했어요. 물론 조금 힘들 때도 있지만 모두가 제 편일 수 없으니까.”
-블로그를 시작할 때 ‘인생 2막’이라는 표현을 썼더라. 김나영 씨는 패션과 함께 새로운 막을 시작한 건가.
“그때는 그런 마음이었어요. 내 안에 다른 모습도 많은데 방송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게 한정돼 있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여자로서도 해보고 싶은 게 많았거든요.”
“최종 목적지라는 표현은 저에게 너무 거창한 거다. 먼 미래를 보고 행동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그런 그릇은 못된다. 조금 조심스럽지만 우리 나라 분들은 예능 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예능하는 사람들은 배우보다 우아하지 못하다, 고급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지금까지 예능에서 없었던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
-패션과 별개로 결혼이나 사랑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나.
“지금은 하는 일, 그리고 꿈꾸는 일 때문에 결혼을 생각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상형이 패셔너블한 남자냐고 묻자) 그런 분도 좋지만 남자가 너무 멋내는 건 오히려 매력이 안 느껴져요. 바지를 몇 번 접고 어떤 브랜드가 예쁘고 그런 대화를 하는 남자보다 더 할 일이 많은 남자였으면 좋겠어요.”
-블로그에 ‘I have a passion for fasion’(나는 패션을 향한 패션이 있다)는 구절이 있던데. 좌우명인가.
“맞아요. 방송을 오래 하면서 순간순간 열심히 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늘 시키는 대로 하는 편이었던 것 같아요. 누가 보면 배부른 소리라고 하겠죠. 하지만 패션이라는 꿈이 생겼으니까 즐기면서 일해보고 싶어요.”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사진 김현철 기자)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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